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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투자자 예탁금은 52조 348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546억원 줄었다. 특히 지난 8일 수치는 50조 6952억원으로 올해 1월 26일 이후 약 8개월 반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주식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역시 80조 3040억원으로 지난 8월 이후 두 달만의 최저치로 집계됐다.
돈이 들어오지 않는 탓에 코스피 거래대금 역시 줄어들고 있다. 이달 일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10조 4313억원으로 3개월 연속 1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11일 거래대금 역시 9조 5484억원에 머물렀다.
가장 큰 이유로는 5만전자까지 내려간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부진이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동안 7000원(10.56%) 하락하며 지난 11일 5만 9300원에 장을 마쳤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삼성전자가 국민주인 만큼 현재 물려 있는(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투자자들도 많다는 의미도 있지만, 삼성전자가 지지부진하면 시가총액 가중방식인 코스피 지수도 부진할 수밖에 없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면서 “코스피에 투자자가 몰리려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띄든, 눈에 띄는 대형 주도주가 나오든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美 증시로 가는 개미들…채권은 ‘대안’
여기에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며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자산 중 금리 인하를 맞아 그나마 돈이 몰리는 투자처는 채권이다. 채권은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만기에 확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다,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채권의 가격이 올라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개인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34조 6287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28조 8338억원)보다 20.1% 많은 수준이다. 특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거진 하반기(7월 1~10월 12일) 순매수금액은 11조 5043억원으로 올해 전체 순매수액의 33.2%를 차지한다. 한국이 세계 3대 국채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하며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호재도 있다. 미국 채권 보관금액 역시 110억달러(14조 9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는 약하고 수출은 꺾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향후 채권의 사이클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