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철도의 경제성이 낙제점을 크게 밑돈다는 걸 정치권이 모를 리 없다. 2년 전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기준치인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483에 그쳤다. 두 도시 사이에는 88고속도로가 연결돼 있지만 이용률은 다른 고속도로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교통수요 자체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철도를 놓겠다고 한다. 정부가 일반 예타 기간의 절반도 안 되는 ‘신속예타’ 방안까지 제시하며 사전 평가를 제안했지만 그마저 묵살했다. 표만 된다면 나라살림이야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라는 태도다.
재정건전성이 위험수위를 넘은 상황에서 나랏돈을 물쓰듯 하는 포퓰리즘 매표 경쟁은 국가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다. 특히 민주당의 재정중독을 그렇게 비판해왔던 국민의힘마저 예타 면제에 앞장서는 걸 보면 국가운영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기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가뜩이나 세수가 덜 걷혀 정작 필요한 곳에 나랏돈을 쓰지 못하는 현실에서 비효율적 사업에 멋대로 돈을 쓰는 정치인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양심과 상식 있는 의원들이라면 본회의에서 부결표를 던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