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넷플릭스로 끝내는 복잡한 세계사

넷플릭스 세계사
오애리·이재덕|320쪽|푸른숲
  • 등록 2023-06-21 오전 12:05:00

    수정 2023-06-21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넷플릭스 이용자라면 피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볼 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볼 건 이미 다 봐서 이제 더는 볼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영화마니아이자 통신사 및 일간지에서 국제부·문화부·산업부 기자로 일해온 두 저자가 새로운 넷플릭스 탐색법을 소개한다. 넷플릭스 콘텐츠로 떠나는 세계사 여행이다. 저자들은 2022년 기준으로 5000여 편에 달하는 넷플릭스 콘텐츠 중 세계사의 주요 이슈를 담은 작품 20편을 엄선했다.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전쟁과 테러리즘, 진보 대 보수의 갈등 등의 이슈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인종차별을 다룬다. 남미 원주민을 향해 자행된 일상적 차별과 멕시코의 치열했던 민주화 투쟁이다.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블랙 어스 라이징’에서는 민족 간에 벌어진 학살을, ‘메시아’에서는 신과 같은 구원자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지 아니면 종교적 체험인지에 대한 질문을 마주할 수 있다. 애런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는 60년대 미국의 단면을 보여준다. 진보를 대표하는 청년과 윗세대의 갈등이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서도 미국 현대사의 단면을 발견할 수 있다. ‘MK울트라’ 실험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생체실험이다.

저자들은 “책에서 다룬 스무 편의 작품은 넷플릭스라는 ‘콘텐츠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을 더 넓은 관심과 더 깊은 탐구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이드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전한다. 넷플릭스의 무궁무진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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