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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전환 속도전…美는 대규모 투자로 따라잡기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8.6%)보다 네 배 이상 큰 비중이다. 2030년대 영국,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등이 내연차 신규 판매를 금지하면 전기차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내연차 강자들도 전기차 전환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럽 자동차 회사는 전기차 전환에 가장 적극적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아우디는 2026년부터 순수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 등도 2030년까지 전기차 회사로의 완전한 전환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 역시 2033년부터는 유럽 내 내연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에 앞서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80%를 순수전기차로 채운다는 목표다. 북미에서도 전기차 비중을 55%까지 높일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최근 들어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2035년 100% 전기차 전환을 선언했고, 포드도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GM과 포드는 각각 350억달러(자율주행차 포함·약 46조원), 300억달러(약 39조원)를 투자키로 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중국·유럽에서 탄소 배출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다”며 “전기차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이들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발주자’ 일본, 전기차 시대 도래에 ‘비상등’
토요타는 이달 취임한 사토 코지 사장 주도로 뒤늦게 ‘전기차 퍼스트’를 선언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연(年) 350만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혼다도 2040년 순수 전기차 회사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 시장 반응은 냉정하다. 칼 브라우어 아이씨카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토요타를 예로 들며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과 역량을 모두 갖췄더라도 학습곡선(시행착오를 포함한학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다른 나라 회사는 지금 학습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시작한) 토요타보다 앞서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