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12월1~20일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잠정치)을 집계한 결과 수출액 336억4000만달러(약 43조2400억원), 수입액 40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4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전년보다 8.8% 줄어든 반면, 수출액은 1.9% 늘어 무역적자를 키웠다.
이 추세라면 12월 월간으로도 역대 최대 수준의 무역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들어 1~ 20일 기록한 무역 적자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적자 폭이 컸던 지난 11월(70억1000만달러)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1~ 20일 무역적자 규모는 44억2000만달러였다.
올해 연간 무역적자 폭도 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적자는 489억7000만달러다.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던 1996년(206억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당시와 비교해 무역규모 자체가 약 5배 늘었다는 걸 감안해도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연간 무역적자 기록 자체도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올 들어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70달러대 수준으로 하락했지먄, 겨울철 수요 증가와 맞물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겨울철 도시가스 난방과 발전 연료로 쓰이는 가스 수입 부담이 컸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스 발전의 경우 전량 해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달 1~20일 가스 수입액은 46억달러로 전년대비 100.7% 늘었다. 원유 수입액도 55억달러로 전년대비 15.4% 늘었다. 석탄 수입액도 14.1%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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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도 대(對)중국 수출액(72억달러)이 26.6% 줄며 코로나 봉쇄 해제 후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59억달러·16.1%↑)과 유럽연합(41억달러·1.2%↑) 수출이 늘었으나 전반적인 수출 부진 흐름을 뒤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내년 무역적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올해 426억달러 무역적자를 전제로 내년 266억달러의 무역적자를 전망했다. 국제 에너지값 소폭 하향 안정한다는 전제로 수입액이 줄어들지만, 그만큼 중간재 수출가격이 내려 수출액도 함께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말 적자 폭이 500억달러 규모로 확대, 내년 무역적자 전망도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에너지 가격 하향 흐름과 폭이 예상보다 더뎌진다면 한국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내년 수출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수출 수요가 줄어들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