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와의 병합 조약을 앞두고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새로운 4개 지역이 생겼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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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지역 정부는 러시아 병합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90% 안팎의 압도적으로 찬성률로 가결했다. 이후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과 함께 영토병합 조약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이후 상·하원 비준 동의, 대통령 최종 서명 등 법적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그 과정은 2014년 우크라이나 최남단 크림반도를 편입했을 때처럼 속전속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영토 편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그는 “미국은 일본에 2차례 핵무기를 사용하는 선례를 남겼다”며 핵 사용 가능성을 대놓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은 이전과 차원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자국령이 아닌 곳에서 핵을 쓴다는 것이어서 명분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병합 조약 등을 근거로 자국령 방어를 위해 핵을 사용한다는 논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점령자를 축출하는 것만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군사행동이 아닌 협상을 제안했는데, 이를 단박에 거절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협상 노력을 이끌어왔다”며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과는 불가능하다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대화는 준비돼 있지만 다른 대통령하고만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