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일중한의원장] 만성전립선염 환자들은 오랜 기간 극심한 통증과 빈뇨, 잔뇨, 급박뇨, 야간뇨와 같은 배뇨증세로 시달린다. 재발하거나 조금이라도 증세가 나빠지면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진다. 이럴 때는 인터넷에 떠도는 민간요법이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에 혹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것 하면 좋아진다더라’‘뭐 해서 나아졌다더라’하는 소위 카더라 정보에 귀가 솔깃해진다.
| 손기정 일중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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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끙끙 앓는 질환이고, 항생제에 의존해 치료에 한계가 있다 보니 당장 뭐라도 해보고 싶은 환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근거가 없고 입증되지 않은 자가 요법은 오히려 병을 더 깊게 만들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반묘(班猫)라는 곤충 가루 약재다. 전립선염증을 녹여 소변으로 배출해 완치한다는 광고가 나온다. 이 약재는 문헌에 있기는 한데 치명적인 독성이 있다. 피를 토하거나 요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신장이 망가져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례도 있다. 몸이 약한 분들은 잘못하면 생명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전립선염 환자들이 꼭 기억하고 경계해야 할 약재다.
생마늘을 항문 안에 넣으면 전립선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제 해봤다는 환자도 있다. 마늘의 매운 맛이 항문 안쪽에 인접한 전립선 부위에 영향을 줘 묵직한 느낌이 줄었다거나, 어떤 경우는 조루도 없어지고, 소변 맑고 소변 발이 굵어지며, 배뇨시 불쾌감도 사라지는 등 생마늘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는 인터넷 글도 보인다. 물론, 항산화, 항염 성분이 많은 마늘을 음식으로 먹는 것은 전립선 건강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마늘이 아무리 효능이 뛰어난 식품이고, 항문에 넣었을 때 매운맛 때문에 잠시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이것을 몸 안으로 직접 넣는 것은 위험하다.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고, 대장이나 직장 점막을 직접 자극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마사지 봉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자극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나무나 플라스틱을 구부려 만든 도구를 항문을 통해 전립선 부위까지 넣어 직접 자극한다는데, 역시 감염 위험이 있고 특히 대장 내부 점막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절대 삼가야 한다. 이 밖에도 회음부나 성기에 직접 벌침을 맞거나 항문과 생식기 사이 회음부에 파스나 물파스를 사용하는 일, 심한 경우는 분말 소금을 계란 노른자로 이겨 만든 계란 고약을 붙이는 사례도 소개된다.
암암리에 검증되지 않는 정보들이 많이 전해지고, 그것이 잘못 쓰였을 때는 예기치 않은 부작용과 위험에 마주할 수 있다. 모든 치료는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이 효과다.
만성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통증과 소변 문제는 민간 자가 요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이다. 많은 치료 사례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 치료법만이 전립선 문제를 안전하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