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측면에선 변동성 헷지(회피) 측면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봤다. 매크로(거시경제) 악재 속에서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저평가 실적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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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37.70포인트(1.44%) 상승한 2659.23에 거래를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반등한 것이다. 간밤 미 증시가 국제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완화에 급등하자 국내와 아시아 증시 전반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평이다. 전일 급락세를 보였던 상하이종합지수는 3.48%,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64%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일(현지시간) 전일보다 6.4% 급락하며 96달러선에서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때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날 2월28일 이후 처음 100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러·우 4차 회담을 앞둔 가운데 중국 방역 조치 강화로 수요 둔화 우려가 높아졌고,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전망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일부 완화됐다. 미국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8%로 예상치(0.9%)를 하회했다. 이에 시장은 한국시간 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긴축 강도 우려를 덜었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쟁이 경제성장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으로 보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긴축 우려도 당분간 사그라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25bp 인상)이 유력시되지만, 올해는 ‘빅스텝’(50bp 인상) 우려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올해 최대한 기준금리를 많이 올리고 내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경로를 예상하고 있다”며 “러·우 사태가 불확실하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평가도 엇갈려 점도표 상향 사이클 마무리 여부 등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年영업익 3.1% 하향조정…“저평가 실적주가 안전처”
매크로 악재에 기업이익도 꺾이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75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3조74억원이다. 이는 전년(잠정치 포함) 대비 9.0% 늘어난 수준이지만, 1개월 전 대비 3.1% 하향 조정됐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선전 봉쇄 등 공급망 차질 우려는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가 추세적으로 꺾였다고 보기 어렵고, 러시아 전쟁은 예측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가격 전가력 등을 감안해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업종을 추릴 때”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영업이익률 추이가 국제 원자재 가격과 정확히 역의 관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에 더해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여부가 알파 수익률을 내기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가 집계한 1개월 순이익 변화율과 12개월 선행 PER, 업종 평균 PER 기준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은 HMM(011200), GS(078930), 유니드(014830), JB금융지주(175330), DB하이텍(000990), LG(003550), 씨젠(096530), LX인터내셔널(001120), 한국가스공사(036460), 대한해운(005880), SK하이닉스(000660) 등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변수가 전체적으로 꼬여있어 하나의 시그널만으로 투자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다”며 “외국인이 신흥국 우려에 ‘팔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개인이 롱(매수) 베이스로 투자하면 시장 리스크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동성 헷지(회피) 콘셉트로 저평가·호실적 종목 중심 알파를 플레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외국인의 ‘사자’ 전환 이후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