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도 엇갈린다. 증시 펀더멘털 대비 ‘과매도’된 만큼 저점 매수하란 의견과 자산배분 측면에서 현금 비중을 확대하라는 전략이 동시에 제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경제지표를 예의주시하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퀄리티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단 조언이 따른다.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44.48포인트(1.67%) 상승한 2707.82에 장을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급등에도 52주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6월25일(3316.08) 대비 17.93% 빠진 수준이다. 코스피는 1월에만 10%가 넘게 하락했는데, 월간 10%대 급락은 과거 시스템 리스크급 위기 때 발생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락폭이 2008년 10월(미국 금융위기)와 2018년 10월(미·중 통상마찰 리스크 격화) 이후 세 번째 큰 패닉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선 미국 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연초 급락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도 꼽힌다. 연준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지나며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더해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 긴축(QT)까지 진행될 우려가 나왔다. 마찬가지로 이날 국내 증시 반등세도 긴축 우려 완화에 따른 미 증시 상승세 이후 나타났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설 연휴기간 ‘0.5%포인트 금리 인상’ 주장에 선을 그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팬데믹 이후 역대급 급락장에도 ‘사자’를 이어갔다. 올 1월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도 속에 나홀로 4조38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수년간 주가가 밀리면 사는 ‘바이 더 딥(buy the dip)’ 학습효과에 개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 더 딥’ 신중해야…기술적 반등에도 매크로 불확실성 여전”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은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완화 정책,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발빠르게 부양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반복적인 흐름을 타고 수익을 내곤 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연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대중들이 이 같은 투자전략에 확신을 갖게 됐다는 평이다.
다만 연준이 그간 무한정 풀어놓은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올해엔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제레미 그랜섬 GMO 공동창업자는 증시 ‘슈퍼 버블’ 붕괴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인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광적인 주식시장 투자 현상이 닷컴 버블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상반기 바이 더 딥 기회를 주시하란 배경엔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는 등 흐름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 달 새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은 상향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2600선 안팎에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낙폭과대 수출 대형주에 대한 단기 접근이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매크로 불확실성에 위험자산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자산배분 측면에서 현금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 반등은 펀더멘털 기반이 아닌 낙폭과대 인식 속 1월 FOMC 이후 유입됐던 과민반응에 대한 정상화 과정으로, 여전히 경기와 통화정책 간 엇갈린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며 “2월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1월 경제지표 부진이 불가피하고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해 경기 불안이 가중될 전망으로, 단기 기술적 반등 이후 다시 한 번 레벨다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