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S 겨냥 2차 공습…카불공항 가던 테러 차량 공격(종합)

미군, 드론 통해 IS 자폭 테러범 차량 공습
"차량에 폭발물 상당량…임박한 위협 제거"
철군까지 카불공항 인근 추가 테러 가능성
  • 등록 2021-08-30 오전 3:26:20

    수정 2021-08-30 오전 3:31:25

미국 해병대 소속의 니콜 지 병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아기를 안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자폭 테러범들을 싣고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으로 향하던 차량을 드론(무인기)를 이용해 공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뒤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겨냥해 이뤄진 두 번째 공격이다.

빌 어번 미국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군은 카불에서 무인기로 차량을 공습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대한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IS-K는 중동 내 극단주의 무장 조직이다. 이번 폭탄 테러에서 드러났듯 탈레반보다 더 과격성을 띤다는 관측이다.

어번 대변인은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자신한다”며 “대규모 2차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봤을 때 차량에 폭발물이 상당량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민간인 피해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현재까지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계속 경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피 작전에 협력하고 있는 탈레반의 대변인 역시 “미국이 카불 공항을 노린 자살 폭탄 테러범을 목표로 공습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타격한 차량에는 여러 명의 IS-K 자살폭탄 테러범이 탑승해 있었고, 이들은 카불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은 아프간 밖에서 띄운 드론을 이용해 해당 차량을 공격했다. 지난 26일에 이어 카불 공항에서 또다시 최악의 폭탄 테러가 일어날 뻔했던 상황 직전에 미군의 공습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IS-K의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은 1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아프간 주민 사망자는 1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직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공언했고, 백악관 승인 없이 IS-K를 타격할 수 있는 전권을 국방부에 부여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는 기다리지 말고 공격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폭탄 테러 직후인 27일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州) 지역을 공습해 IS-K 고위급 두 명을 제거했다. 이날 IS-K를 겨냥한 공격은 두 번째다.

다만 미군이 카불 공항 인근에서 철통 경계를 서고 있음에도 여전히 상황은 불안정하다. 특히 오는 31일 미군 철군 시한을 앞두고 추가 테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군은 철군을 앞두고 막바지 대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모든 외국 국적자와 미국으로부터 이동 허가를 받은 아프간 주민이 아프간 밖으로 안전하고 질서있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보장을 탈레반에게 받았다”며 “이들이 아프간 바깥으로 자유롭게 계속 이동할 수 있게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협력한) 아프간인에게 이동과 관련한 서류를 계속 발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 일본 등 약 100개국이 동참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미국의 유럽 동맹국을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참여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습을 받은 낭가르하르주(州) 현장의 모습. (사진=신화/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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