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급사 위험 높은 ‘대동맥판막 협착증’ 주의

  • 등록 2021-08-08 오전 7:12:15

    수정 2021-08-08 오전 7:12:1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65세 김모 할머니는 최근 숨쉬기 어렵고 가슴이 당기는 흉통을 느꼈다. 날이 무더워 그러려니 무심코 넘겼다가 갑자기 쓰려져 병원에 실려 갔다.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진단됐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서 나가는 혈류를 조절하기 위해 여닫이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대동맥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온몸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심장에도 무리가 간다.

신성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판막이 좁아진 정도에 따라 경증과 중증으로 구분한다. 중증일 경우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급사 위험이 있어 하루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 류마티스 병변, 선천적 판막 이상 등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대동맥판막 협착 정도를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경증은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중증일 경우 신속하게 수술 또는 시술받는 것이 좋다.

수술 방법은 혈액을 체외순환하며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 치환술’ 등이 있다. 또, 새로운 수술기법으로 인공 판막을 봉합하지 않고 교체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이 국내에 많이 보급되어 있다.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적절한 환자에게 시행하면 수술 시간이 크게 줄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적다. 최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보고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에서 대동맥판막 치환술에 성공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국내 수술성적 및 수술 후 관리가 많이 발전했다. 따라서 동반 질환이 없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수술 저위험군 환자들은 대개 수술 후 1주 이내 퇴원할 수 있다. 또, 일상 복귀도 무리한 운동을 제외하면 3~4주 이내에 가능하다.

신성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흉부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된 환자 중 20~30%는 질환과 관계된 증상이 없는 무증상 환자이다. 따라서 65세 이상이거나 당뇨·고혈압 환자, 심장 또는 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을 방문해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국내 대동맥판막 치환술 성적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비교하여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었으므로 수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흉부심장혈관외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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