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두문불출 北김정은…광명성절 ‘도발’하나

16일 부친생일 김정은 행보 주목
金, 매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코로나19 여파로 활동 자제할 수도
일각에선 무력 도발 감행 우려도
  • 등록 2020-02-16 오전 12:20:00

    수정 2020-02-16 오전 12:2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설맞이 기념공연 관람 이후 22일째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잠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012년 집권 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이면 매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온 만큼 이날 공개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전하는 보도를 3주째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뒤부터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활동으로 평남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지난달 7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가죽 외투를 입은 채 수행한 간부들 옆에서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부친의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것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관례로 굳어진 데다 백두혈통을 환기하는 상징성 있는 일정이라 건너뛸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다음 해인 2013년부터 매년 광명성절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지난해 광명성절에도 김 위원장은 당·정·군의 핵심 요인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일각에선 북한이 광명성절을 기점으로 무력도발을 벌일지 주목한다. 실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광명성절을 전후해 총 네 차례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비롯해 단거리탄도미사일(2014년 2월 27일)과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4호’(2016년 2월 7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2017년 2월 12일) 발사 등 굵직한 도발이 광명성절 앞뒤로 단행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북한이 코로나19 차단에 여념 없는 만큼 광명성절을 조용히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차단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탓에 도발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의료기술이 떨어지고 의약품도 부족한 탓에 코로나19 차단을 ‘국가 존망’에 관한 문제로 규정하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공개 활동을 자제할 수 있다. 참배 일정을 진행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간부나 주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차분히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광명성절이 지나고 난 뒤 다음 달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무력도발에 나설 수도 있지만, 코로나19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 중인 상황이 여전히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14일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이 정주년(0 또는 5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며, 여러 동향 등을 감안해서 예년 수준으로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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