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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건물주들이 모인다는 소식에 제주도 행사까지 취소하고 서울로 급히 올라온 홍석천. 그를 향해 건물주들은 “장사가 안돼 임대료를 10%도 못 올렸다”, “월세 받아서 세금도 못 낸다”, “금리로 따지면 10평에 월세 300만 원은 받아야 한다”, “홍 선생님 원망을 많이 하고 있다. 홍 선생님이 죽는다고 하니까 여파가 더 커진다”면서 온갖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홍석천은 “개개인의 이익을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동네가 잘되면 나도 좋아진다는 생각을 하는 게 우선이다. 누구 탓만 하면 끝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홍석천은 임대료 문제 해결을 위해 건물주들을 찾아다녔지만, 건물주들 대부분이 타지에 살고 있어 만나지 못했다. 이에 홍석천은 “건물주가 경리단길 상황을 알아야 한다. 함께 상생하려면 건물주가 도와줘야 한다”면서 “건물주들이 세입자에게 먼저 전화해서 힘든 점이 뭔지, 도와줄 게 없는지 물어봐 달라”고 당부했다.
홍석천의 노력과 진정성이 통한 것일까? 며칠 후 용산구청에서는 건물주와 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임대료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펼치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개그맨 최국이 진행한 ‘건물주-상인회 100분 토론’의 첫 번째 질문은 바로 ‘경리단길 침체가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에 각자 OX 팻말을 드는 것. 건물주들은 전원 X를 든 반면, 상인회는 대부분 O를 들어 임대료 문제에 대한 양쪽의 인식차이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를 지켜보던 홍석천은 “경리단길 땅값 상승을 누가 이끌었나? 여기 있는 젊은 상인들이 청춘을 다 바쳐서 경리단을 살린 거다. 건물주들은 한 게 별로 없다”는 말로 건물주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어 “건물주와 상인 다 어렵지만 건물 가격, 땅값이 오른 만큼 그래도 형편이 나은 건물주가 세입자들의 입장을 이해해주면 좋겠다”면서 골목 상생의 필요성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