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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중요한 것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장에서는 유산균, 유익한 대장균 등 이른바 ‘유익균’이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 대장균 등 ‘해로운 균’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살고 있습니다. 유익균은 음식물을 발효시켜 소화를 돕고 해로운 균을 번식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항생제를 먹거나 육류 등만을 즐겨먹는 치우친 식습관을 가진 이들은 유익한 균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어떤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건강 상태, 면역력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제2의 게놈 프로젝트’라고도 불립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일찍감치 인식한 미국은 2008년 국가 차원에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를 시작, 인간과 함께하는 미생물 전체의 지도를 그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익균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을까요. 많은 연구결과들은 한 사람의 장 내 건강을 좌우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다고 합니다.
쿼드람 인스티튜트 바이오사이언스의 미생물 연구 책임자 린지 홀은 자연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이보다 장 내 미생물 수가 더 많다고 밝혔습니다. 흔히 비피더스균으로 불리는 ‘비피도박테리움’ 역시 모유를 섭취한 아이에게서 주로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좋은 똥은 좋은 약(?)이기도 합니다.
단돈 10만원으로 내 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주는 기업도 있습니다. 미국 유바이엄(Ubiome)은 똥을 면봉에 조금만 묻혀 보내주면 미생물 구성을 분석해 몸 상태, 질병, 면역력 여부 등을 알려줍니다. 이 회사는 2016년 11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0주만에 35만달러를 모았습니다. 이후 벤처캐피탈 회사에서 22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라파엘 켈만 의사가 창안한 이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을 통해 위장에서 건강에 해로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유익한 미생물을 길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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