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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의 분양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초 분양계획 대비 절반 이상 분양을 완료한 곳은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단 3개 건설사에 불과했다. 벌써 하반기 중반인 9월에 들어섰지만 나머지 건설사들의 계획 달성률은 30~40%에 그치고 있다. 1000가구가 넘는 굵직한 사업장들이 대부분 하반기에 ‘미정’ 상태로 분양이 밀렸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장 여건에 따라 분양 시기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올해 유독 사업 지연이 많은 이유는 정부 규제책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분양가 책정 등 인허가 절차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예정한 분양 물량은 총 18만 8235가구로 작년(13만 2839가구)보다 41%나 확대된 상태다.
반면 지방은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 일정을 잡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달 경북 포항 장성동 일대에서 공급할 예정이었던 ‘포항 장성 e편상세상’(2388가구)은 미분양 등의 우려로 내년으로 분양을 미뤘다. 부산 동래구 온천 2구역을 재개발하는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3853가구)도 당초 7월에서 이달 말로 분양을 연기한 상태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문제가 심각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가 공급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도 크다.
분양 일정 지연으로 공급자뿐 아니라 주택 수요자까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양 일정이 지연되면 금융비용 등의 사업비가 늘어나 그만큼 분양가가 다시 상승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요즘처럼 한달에 한번씩 대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도 언제 또 강화될 지 몰라 예비청약자들로서는 계약금 등 자금 마련에 차질을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