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태스크포스(TF)팀 일원으로 참여했던 이홍덕 후레쉬센터 센터장은 “독일과 덴마크, 이탈리아, 일본 등 각국을 둘러본 결과, 유통단계를 줄이려면 상품 매입과 가공, 저장 등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소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그 혜택은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이마트는 경기도 이천에 연면적 4만6535㎡(약1만4000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농수산물 유통센터인 후레쉬센터를 완공했다. 단일 농수산물 저장시설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이 곳은 산지에서 들여온 각종 과일이나 야채를 가공·저장·포장해 이마트 각 점포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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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쉬센터는 초대형 냉장고나 다름없다. 이마트는 이곳에 첨단 저장기법(CA·Controlled Atmosphere)을 적용한 저장고 12개를 운영하고 있다. 영하 1℃에서 0℃로 유지되는 저장고 한 곳에는 약 150톤 가량의 사과를 보관할 수 있다.
유럽이나 일본은 창고 안의 온도를 낮추고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첨단 저장기법을 이미 상용화했다. 이를 활용하면 농산물을 몇개월씩 장기보관해도 수확 때와 비슷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농산물값이 떨어지면 유통업체가 대량 매입해 재배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값이 급등할 땐 저장한 상품을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가격조절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는 농수산물 산지 수집상이나 도매인이 영세해 이 같은 저장고가 없었다. 이마트는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이런 설비를 갖췄고, 지금은 농협이나 정부부처, 시민단체 등에서 벤치마킹하고 갈 정도로 성공한 모델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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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철 이마트 대표는 “후레쉬센터를 통해 농수산물 가격 안정을 꾀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수박, 배, 포도, 단감, 자두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 연중 고품질의 과일맛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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