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애플쇼크` 혼조..S&P, 장중 1500돌파

다우지수 상승..나스닥지수만 20포인트 하락
소비재 강세..애플 12% 폭락-일시 거래중단까지
  • 등록 2013-01-25 오전 6:08:33

    수정 2013-01-25 오전 6:08:33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애플 실적 부진 쇼크에 발목이 잡혔다. 경제지표 호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장중 5년만에 1500선을 돌파했지만, 애플 폭락에 나스닥지수는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6.00포인트, 0.33% 상승한 1만3825.33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0.01포인트, 0% 오른 1494.82를 기록했지만, 장중 넘어선 1500선을 지켜내진 못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만 홀로 전일보다 23.29포인트, 0.74% 하락한 3130.38을 기록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나온 애플의 1분기(작년 10~12월) 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가운데 매출액과 ‘아이폰’ 판매량 등이 시장 기대에 못미친 결과를 보이면서 주가가 장중 11% 이상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주가 추락에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장전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또다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호조세를 보인데 이어 마킷사가 발표한 올 1월 미국 제조업 경기지표가 최근 1년 10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경기선행지수도 호조를 보이자 지수가 반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만 애플의 약세에 따른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시장 전반의 심리를 약화시키고 말았다.

업종별로는 소비재관련주와 헬스케어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이 12.35% 급락했고 애플 주가는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450달러에 겨우 턱걸이했다. 또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인 브로드컴과 스카이웍스, 퀄컴 등이 동반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42% 이상 폭등했다. 3M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하는 스타벅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소폭 상승한 반면 AT&T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 로버트 쉴러 “美주택시장, 다시 추락할 수 있다”

미국 부동산시장 핵심지표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미국 주택시장 회복이 환상일 수 있으며 다시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쉴러 교수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은 지난 6년간 하락세를 지속해왔으며,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의 단기적인 지표들은 현재 모두 상승하고 있고 분명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2009년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기지금리가 아주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이고 주택가격이 정상수준까지 내려와 있다는 것은 분명 주택 구입 수요를 늘려줄 수 있는 긍정적인 소식”이라면서도 “대부분 모기지가 정부 보증에 의해 이뤄지고 있고 연준의 부양책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 시장이 비정상적이라는 증거이며 앞으로 많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5년간 미국 경제는 아주 더딘 모습을 보여왔고 이는 좀더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회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는 정상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실업수당 호조..제조업지수도 22개월래 최고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5000건 감소한 33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5만5000건을 크게 밑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무려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추세적으로도 청구건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5만1750건으로 2주일전의 36만건보다 줄었다. 2주일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역시 지난 2008년 3월 이후 4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 역시 315만7000건으로 전주의 322만8000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320만건을 모두 밑돌았다.

또한 마킷이 발표한 올 1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56.1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지난해 12월 확정치인 54.0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53.0을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또 지난 2011년 3월 이후 1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도 훌쩍 넘었다.

세부항목별로는 제조업 생산지수가 작년 12월 54.5에서 57.2로 크게 개선됐고 신규주문지수도 54.7에서 57.7로 높아졌다. 신규주문지수도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였다.

◇ 애플, 목표가 곤두박질..주가폭락에 거래중단까지

전날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올 1분기(작년 10~12월) 실적을 내놓은 애플의 성장 둔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의 지난 1분기 실적 발표가 하루 지난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애플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줄을 잇는 가운데 주가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애플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만 무려 24곳의 금융기관들이 애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실적에 그동안 월가에서 애플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해왔던 토피카는 이날 24일 개장전 애플의 12개월 목표주가를 1111달러에서 888달러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또 바클레이스캐피탈, 미즈호증권, 크레딧스위스, 도이체방크, 레이몬드제임스, 로버트 W. 베어드앤코, 캐나코드 지누이티 등 7개 투자은행들은 애플의 목표주가를 평균 617.80달러로 한꺼번에 142달러나 하향 조정했다.

애플의 목표주가를 기존 800달러에서 575달러로 225달러(약 24만원)나 하향 조정한 도이체방크는 “애플이 최근 잃어버린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려면 지금보다 저가의 아이폰을 생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새로운 세대의 제품과 제휴를 맺는 이동통신사 확대 등이 애플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부정적인 평가가 줄을 잇자 증시에서도 애플의 주가 하락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장 초반부터 10%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한때 11%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중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루 주가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특히 지난해 9월 ‘아이폰5’ 출시에 따른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당시 주가에 비해서는 35%나 하락한 것이다. 현재 애플의 주가는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 美 선행지수 호조..올봄 경기회복 기대

지난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반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초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1월의 0.2%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0.4% 상승 전망치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 봄 경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3~6개월후 경기흐름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슈아 샤피로 마리아피오리니라미레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경기 흐름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고 노동시장도 나아지면서 소비자들도 서서히 주머니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노키아, 7분기만에 흑자전환..창사후 첫 배당포기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핀란드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7분기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창사 이후 거의 143년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포기했다.

노키아는 이날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이 주당 5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29센트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2센트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3900만유로로, 전년동기의 9억5400만유로 적자에서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66%나 급감했지만, 매출액은 12억2500만유로로 전년동기에 비해 55%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된 적자로 인해 현금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탓에 노키아 이사회는 현금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2012회계연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창사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앞선 지난 2011년에는 주당 20센트씩 배당을 지급했었다.

노키아는 아울러 휴대폰산업이 아주 경쟁적인데다 거시경제 환경도 불안한 만큼 올해 단말기 및 서비스부문에서 영업마진이 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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