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戰도 멈췄다`..조용했던 9·11 추도일

그라운드 제로서 추도식..첫 민간주도로 전환
정치인들 행사 배제..오바마-롬니, 조용히 애도
  • 등록 2012-09-12 오전 1:29:40

    수정 2012-09-12 오전 5:16:3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던 대통령 선거 유세도 오늘만은 침묵했다. 올해로 어느새 열 한 돌을 맞은 9·11테러 추도일은 이렇게 조용한 애도 속에서 지나갔다.

한 유족이 사우스 풀 옆 대리석에 새겨진 희생자의 이름을 손을 대고 기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전 8시30분, 11년전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무너진 세계무역센터에 있던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당시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다.

그라운드 제로와 그 옆에 무역센터 빌딩을 대신해 새로 만들어진 메모리얼 플라자 인근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백파이프 소리가 웅장하게 울렸고, 알 카에다에 납치된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가 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했던 오전 8시46분부터 4분간의 묵념이 진행됐다.

추도식에서는 당시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한 명씩 호명되고, 그 때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들어 보였다. 희생자를 기리는 꽃도 그라운드 제로 입구에 있는 ‘사우스풀’에 가지런히 놓여졌다. 아울러 이날 내내 추도 이벤트는 이어질 예정이며 밤에는 ‘빛의 추도(Tribute in Light)’로 불리는 장엄한 조명 스펙터클도 진행될 계획이다. 불빛은 밤 하늘로 6킬로미터 이상 높이 쏘아지며, 50킬로미터 밖에서도 이 빛을 볼 수 있다.

한편 올해부터 처음으로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뀐 추도식은 예년과 달리 조촐하고 조용하게 치뤄졌다. 유가족들 위주로 참석하는 행사로 전환되면서 참석자도 500~600명으로 줄었고, 정치인들의 연설이나 위로사 등도 사라졌다.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도식에 함께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정치인 참석이 배제됐다.

이로 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서 묵념의 시간을 갖고 9·11 당시 여객기와 충돌한 워싱턴D.C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에서의 예배에 참석한 뒤 메모리얼 가든을 찾는 등 애도에만 시간을 할애하기로 했다.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도 주(州) 방위군협회(NGA) 연례 회의에 참석해 9·11 사건과 관련된 간단한 연설만 실시했다. 이날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의회에서 별도의 추도식을 열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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