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약보합..ECB 기대약화↔애플 랠리

3대지수 제자리 걸음..막판 뒷심 발휘
기술주 강세..애플, 美역대 시가총액 1위 등극
  • 등록 2012-08-21 오전 5:09:07

    수정 2012-08-21 오전 5:09:0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기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탓이었다. 그러나 애플의 강세 랠리로 지수는 나름 뒷심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56포인트, 0.03% 하락한 1만3271.6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0.38포인트, 0.01% 떨어진 3076.2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거래일보다 0.03포인트, 0% 낮은 1418.13을 기록했다.

전날 슈피겔지는 ECB가 국채금리 상한선을 정해 이를 넘어서는 국가의 국채를 시장에서 매입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시장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날 ECB가 이를 일단 부인했고 독일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또 미국쪽에서 별다른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 재료 공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지수 상승세를 막아냈다.

업종별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소비재관련주와 이동통신주가 부진한 반면 기술주는 다소 상승했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은 이날도 신제품 출시 기대감에 2.63%나 뛰며 사상 처음으로 주가 660달러를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페이스북은 최근 주가가 19달러까지 떨어지는 약세에서 벗어나 5% 이상 급반등했다. 반면 그루폰은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로 인해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베스트바이도 병원과 여행업체를 소유한 칼슨사의 허버트 졸리 최고경영자(CEO)를 새 CEO에 내정한 뒤로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애트나는 56억달러에 커벤트리헬스케어를 인수키로 하면서 6% 가까이 급등했고, 커벤트리 역시 20% 이상 올랐다.

◇ 애플, MS 제치고 美 역대 시총 1위 등급

신제품 출시 기대감에 또다시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시가총액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73% 상승한 659.2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도 6221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가는 장중 한때 2.6%나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660달러를 돌파한 663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도 6231억달러까지 급증했다. 이로써 애플은 지난 1999년 12월30일 MS사가 6206억달러를 기록한 뒤 13년 가까이 깨지지 않고 있던 역대 최대 시가총액 기록을 새롭게 썼다.

이같은 애플의 주가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중순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 TV도 이미 생산단계에 돌입했다는 관측까지 한 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파이퍼제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는 더 큰 화면에, 얇아진 몸체로, 버라이존과 AT&T를 통해 더 빨라진 4세대(4G) 이동통신을 이용할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골드만삭스의 경고..“재정절벽전 증시 떠나라”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가 경제를 강타하기 전에 주식시장을 떠나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증시는 지금부터 10% 이상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데이빗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시장 수석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재정절벽이 현실화되기 전에 주식시장에서 돈을 회수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말에는 1250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S&P500지수가 현재 1410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지금부터 12%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틴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의회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연말까지도 이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재정절벽이 현실화된다면 기업들의 고용에 따른 소득세 감면과 자본 이득세 감면이 종료되고 기업들의 배당 과세 감면도 사라지게 된다. 또 국방비를 비롯한 대규모 정부지출도 자동적으로 삭감된다.

아울러 코스틴 스트래티지스트는 이같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계속되는 합의 불발에 대한 불확실성이 경제와 시장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1년전에 비해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한발 뺀 ECB-막아선 獨..국채매입 기대 후퇴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해 국채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ECB가 해명하고 독일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자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

이날 ECB측은 “ECB가 국채금리 상한선을 정해놓고 금리가 그 이상일 때 국채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는 절대적으로 오보”라고 해명했다. 앞서 전날 독일 유력 주간지인 슈피겔지는 ECB가 유로존 국가 국채 금리에 상한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ECB는 국채 금리 상한을 설정, 이를 넘어갈 경우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서 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 도입을 고려 중이며 다음달 예정된 ECB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는 것.

ECB는 “이는 어디까지나 (소식통의) 개인적 견해일 뿐이며 아직 이사회에서 논의도 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일부 유로존 정부 관료들이 향후 ECB의 시장 개입 방식에 대해 이런 저런 발언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억측은 잘못된 것”이라며 “ECB의 통화정책은 독립적이며 자체 통화정책 목표에 따라 엄격하게 수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도 ECB의 국채 매입 재개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분데스방크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부실 리스크를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나눠져야 하는지 판단은 정부와 의회가 내려야한다”며 ECB의 독자적인 국채 매입 재개 방침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 “우리는 유로시스템에 의한 국채 매입 방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방안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 그루폰, 초기투자자 발뺀다..또 거품 논란

한때 새로운 인터넷 붐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이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초기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면서 회사에서 손을 떼고 있다. 또다시 거품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던 그루폰이 부진한 실적 전망으로 주가 급락세를 보이자 실리콘밸리내 유력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 앤드 호로비츠를 비롯한 최소 4개의 초기 투자자들이 최근 그루폰 지분을 대부분 처분했다.

지난 1990년대 넷스케이프 투자로 큰 돈을 벌었던 앤드리슨 앤드 호로비츠를 이끌고 있는 마크 앤드리슨은 IPO 이전에 그루폰 주식을 4000만달러 어치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6월1일 지분 매각제한 조치가 끝나자마자 이중 510만달러 어치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헤지펀드인 매버릭캐피탈은 그루폰 주식을 633만주에서 200만주 이하로 줄였고, 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앤 리서치도 보유 지분 3분의 1 정도를 매각했다. 지난 2010년부터 그루폰에 투자해온 스웨덴 투자사인 키네빅 역시 올들어 838만주를 처분했다.

다만 그루폰측은 여전히 다수의 초기 투자자들이 지분을 유지하거나 늘리고 있으며 회사도 매출과 고객수 등에서 시장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초기 투자자 가운데 하나인 클라이너 퍼킨스는 그루폰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로 했고, IPO 이전에 지분을 매입했던 모간스탠리와 T.로우프라이스그룹은 오히려 지난달 그루폰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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