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4일 14시 1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게다가 요즘에는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공을 더 들여야 한다. IB들간 경쟁으로 발행사들이 낮은 수수료를 들이대며 IB들을 줄 세운지는 오래됐다. 여기에 최근 발행사가 제시하는 성과금은 IB들의 피를 말린다. 기관 수요예측 후 결정되는 공모가와 공모청약률 등 상장공모 결과에 따라 IB들이 받을 수 있는 최종수수료가 달라지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돈 벌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주관사 계약만으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수료 덤핑마저 감행했지만 이조차도 맘 편하게 못 먹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주관사는 조금 더많은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피흘림없는 `쩐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성과급에 피 마르는 IB들 발행사들이 내민 `인센티브`는 당근인 동시에 채찍이다. 최근 코스닥 상장공모를 진행중인 케이엠에이치의 경우 대표주관사인 IBK투자증권에 총 공모금액의 3% 또는 3억원 중 큰 금액을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희망공모가 밴드 (9500~1만 1500원) 기준으로 8억 8000만~10억7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인수계약서에 따르면 공모금액이 설정한 목표를 넘어설 경우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대표주관 증권사가 단독 인수하는 상장공모라면 사정은 그래도 낫다. 상당수 IB들로 주관·인수단을 구성한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주관사와의 경쟁을 유도하는 보이지 않는 `채찍`이다. 올해 초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현대위아의 경우 0.8%의 기본수수료와 0.5%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단, 인센티브는 수요예측 및 일반공모 청약결과를 보고 인수단을 포함한 각 증권사들의 기여도에 따라 차등지급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모규모가 5200억 원에 달했던 만큼 0.5%의 수수료는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인센티브 대상자에 인수단까지 포함되면서 인센티브 향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대표주관사, HMC투자증권, 신영증권, 대우증권, 교보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수요예측 결과 현대위아의 공모가는밴드가(5만3000~6만원) 상단을 훌쩍넘어 6만5000원에 확정됐고 현대위아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결국 미래에셋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공모금액의 0.4%인 21억 원을, 인수단은 0.1%인 5억 원을 인수비율대로 나눠가졌다.
일한 만큼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도 눈에 띈다. 코오롱아이넷은 현재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9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대표주관사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인수단인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은 잔액인수방식으로 증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수수료 지급방식이 눈길을 끈다.
한 증권사가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초과청약이 이뤄진 증권사에게 미청약물량을 넘기는 대신 그에 해당하는 수수료도 함께 넘기도록 했다. 증권사들이 인수수수료 없이 기본수수료만 받지만 청약결과에 따라 수수료가 늘어날 수도, 혹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인센티브 제도가 본격적으로 상장공모 시장에 선보인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2009년에 상장을 추진한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의 힘이 컸다. 대한생명은 총 공모금액의 1%를 기본수수료로 지급하되 ‘상장업무 성실도, 수요예측결과 기여도 등’을 감안해 성과수수료 0.2%를 각 인수단에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연이어 상장한 삼성생명도 공모 금액의 0.8%를 인수수수료로 지급하고 0.2%를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후 발행사들은 우후죽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경쟁 미명 아래 몸값 우려
한 증권사 관계자는“주관사 계약체결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가 형편없이 낮아질 경우 이례적으로 증권사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발행사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높아지면 오히려 좋기 때문에 증권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를 적절히 이용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주관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받는 수수료 차등제를 시행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예심결과 재심의 판정이 나왔을 때 수수료가 깎이고, 수요예측 결과가 좋을 경우 수수료가 올라갈 수도 있다”면서 “발행사와 최종협의가 필요하 지만 증권사가 먼저 큰 틀에서 제시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IB업계 전문가는“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발행사 입맛에 따라 다양한 수수료 방식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건전한 방식의 경쟁은 필요하겠지만 지나치게 발행사 중심으로 수수료가 책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