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완만한 인플레이션과 소비 지표로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는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금융권의 잇단 손실 고백으로 인한 신용 우려감 부각으로 상승폭을 줄인 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대로 0.1% 상승, 생산 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비교적 완만함을 시사했다. 10월 소매판매는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 여파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HSBC 홀딩스와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각각 34억달러, 12억달러의 자산 상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혀 신용 우려감 고조시켰다.
전날 3달러 이상 떨어졌던 유가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03달러 오른 93.20달러를 기록중이다.
국제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인 알-바드리 사무총장이 "이번 주 정상 회담에서 증산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으면서 유가가 반등했다.
오전 11시5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326.28로 전일대비 19.19포인트(0.14%)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포인트(0.05%) 하락한 2672.33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86.57로 5.52포인트(0.37%) 올랐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름세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8bp 상승한 4.27%를 기록중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3.56%로 1.6bp 올랐다.
한편 연준은 이날 매년 두 차례 발표해온 경기전망을 네 차례로 늘리는 등 정책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를 오는 20일 공개될 지난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베어스턴스·HSBC `상승`-메이시·웬디스 `하락`
베어스턴스(BSC)와 HSBC 홀딩스(HBC)가 손실 고백에도 불구하고 각각 5.2%, 0.8% 올랐다.
베어스턴스의 새뮤얼 몰리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로 4분기 12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4분기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HSBC는 아울러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추가 자산 상각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파산설과 더불어 인수합병설(M&A)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등락했던 온라인 증권사 E트레이드 파이낸셜(ETFC)은 전날에 이어 17.4% 치솟았다.
이밖에 씨티그룹 등 금융주가 꾸준한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씨티그룹(C)이 1.2%, 골드만삭스(GS)와 리먼브러더스(LEH), 메릴린치(MER)가 각각 0.5%, 2.1%, 1.3% 상승했다.
반면 미국 2위 백화점업체인 메이시(M)는 3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를 넘어섰으나 4분기 매출이 종전 전망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히면서 3.8% 하락했다.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넬슨 펠츠의 투자회사 트리아크로의 매각을 추진중인 웬디스(WEN)는 트리아크가 인수 가격을 낮췄다는 소식에 2% 내렸다.
◇10월 물가상승 압력 완만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대로 0.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생산 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만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0월 PPI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근원 PPI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 월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월가는 근원 PPI가 0.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9월 PPI는 1.1%, 근원 PPI는 0.1% 상승했었다.
부문별로 에너지 가격이 0.8%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이 3.1% 내렸고, 천연가스와 난방유 가격도 각각 2.4%, 2.5% 떨어졌다.
내셔널 시티의 리처드 드케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비용 부담이 걱정이었는데 지금까지 완제품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연준에 다소 위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세 둔화
미국의 10월 소매판매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계절조정)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대비 0.2%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1%를 상회한 수준이지만, 0.7% 증가로 상향 조정된 9월 수치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2% 늘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드류 매터스 리먼브러더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들어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판매가 0.2%, 휘발유 판매가 0.8% 증가했다. 식료품 판매와 의류 판매는 각각 0.4%, 0.1% 늘었다.
반면 일반 잡화 점포 매출과 백화점 매출은 각각 0.1%, 0.5% 감소했다. 가구 판매는 0.9% 줄었다. 스포츠, 책 등 레저 용품 판매도 0.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