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이냐 재상승이냐

(주간전망) 단기급등 부담..조정국면 이어질듯
월말·분기말 효과로 수급양호..재상승 기대도
허리케인, 유가, 외국인 매매패턴 등이 변수
  • 등록 2005-09-25 오전 9:10:10

    수정 2005-09-25 오전 8:22:54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지난 주 승승장구 오르던 증시가 외국인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번 주(9월26~30일)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크고,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력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허리케인 변수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다만 월말 기관의 수급측면은 긍정적이다. 적립식펀드의 집중적인 자금유입과 분기말 윈도드레싱(window dressing)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얕은 조정을 끝내고 다시 1200선 고지 등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미국증시와의 디커플링(불일치)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단기급등 부담..조정국면 이어진다

지난 주 증시는 추석연휴 기간 중 6자 회담 타결 소식을 호재로 내내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주말 외국인이 차익매물을 대거 쏟아내면서 주중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9월 들어서만 14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허리케인 리타 우려와 이에 따른 유가 상승과 뉴욕증시의 약세 등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이번 주에도 조정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주말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승분을 감안할 때 조정이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리타의 피해 정도와 유가 움직임,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투신권으로 자금유입 강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리케인 리타는 여전히 핵심변수다. 세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피해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요동칠 수 있다.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도 주춤할 수 있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외국인은 최근 이틀간 3400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14일 이후론 7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매도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날도 나흘이나 됐다.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1차 지지선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150선, 2차로는 8월말 이후 상승분의 50% 되돌림 수준인 1130선이 유력하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1200선을 앞두고 새로운 지수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국내증시가 자연재해 앞에서 무기력해졌다"며 "리타가 유가와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과열 해소와 에너지 보강 차원에서 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업종 대표주와 이등주는 계속 보유, 개별 종목은 차익실현 후 재매수 전략을 권고하며 조정기를 이용한 배당투자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수급 양호..1200선 다시 노린다

반면 얕은 조정을 거쳐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리타의 세력이 크게 약화된 만큼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으면 오히려 투자심리가 호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실적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급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우선 외국인이 전 주말과 같은 공격적인 매도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 미국의 장기채 금리가 아직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큰 변화가 없는데다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말에는 적립식펀드의 자금유입이 집중되는데다 분기말 펀드 등 보유주식의 평가액을 높이기 위한 윈도드레싱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투신권의 수급여건도 좋다.

지기호 서울증권 연구원은 "주초 1175나 1155선에서 단기저점을 기록한 후 후반에는 반등이 예상된다"며 "특히 월말, 분기말 효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줄줄이

이번 주에는 국내외에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27일(화)에는 미국의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와 8월 신규 주택매매동향이, 28일에는 미국의 8월 내구재 주문동향이 발표된다. 특히 소비자신뢰지수는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다섯 달만에 기준치인 100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9일에는 한국의 8월 산업생산과 경기선행지수와 함께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나온다. 30일에는 미국의 8월 개인소득·소비 지표와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1일에는 한국의 9월 수출 잠정치가 발표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미국의 경제지표가 결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국내 지표 역시 경기회복 기조를 확인시켜 주는 정도라면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밖에 26일부터 주식옵션 결제방식이 현금결제로 바뀌고 거래대상종목도 7개에서 30개로 늘어나면서 개별주식옵션 거래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어서 지수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코스닥도 `쉬어가는 장세` 전망

코스닥 시장도 쉬어가는 장세가 예상된다.

역시 단기간에 큰 폭으로 지수가 상승하면서 지수의 수준 자체가 높아진 데다 외국인과 기관이 꾸준히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급등한 중소형 테마종목들의 경우 차익실현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는 업종 대표주와 고배당주, 실적호전주 등을 중심으로 슬림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쉬어가는 조정장세가 예상된다"며 "550선을 상향 돌파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보다는 조정쪽에 베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의 경우 현 포트폴리오가 업종대표주일 경우 홀딩전략을, 테마중심의 중소형 종목의 경우 비중축소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유동성만으로 600선을 넘어서기엔 다소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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