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순이익 규모보다는 질을 따져봐야- BW

  • 등록 2000-10-08 오전 11:35:36

    수정 2000-10-08 오전 11:35:36

미국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최근호 비즈니스 위크가 기업들의 실적 발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순이익 규모보다는 순이익을 어떻게 발생시켰는가 하는 질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휴렛 패커드는 지난 8월16일 분기 실적을 발표함녀서 가볍게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최고경영자인 칼리 피오리나는 결과가 대단했다고 지칭했다. 휴렛 패커드 주가는 당연히 10% 치솟았다. 그러나 특별 이익과 환율, 세율 때문에 휴렛 패커드의 이익이 급증한 것이 드러나면서 주가는 다시 떨어졌다. 기업들은 종종 자신들의 이익이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애를 쓴다. 한 예로 기업들은 모든 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실적 숫자를 부각시키고는 한다. 그러면서 실제 수치는 보도 자료 말미에 살짝 언급하곤 한다. 가 실적(pro forma results)이라는 것을 보자.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기업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사용하는 pro forma를 "그러한 사건이 없었을 경우에 순이익이 어떻다"는 식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기술 기업들은 특별한 사건도 없으면서 특정 항목을 배제하기 위해 pro forma를 사용하고 있다. 퍼스트 콜의 리서치 디렉터인 척 힐은 "일부 기업들이 실적이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pro forma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은 약 2년 전에 야후와 다른 닷컴 기업들이 "goodwill"이라고 불리는 비용을 배제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행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들은 주당 현금 순이익을 재조정한 숫자라고 지칭하고 나섰다. goodwill이란 인수자가 피인수 기업의 자산에 대해 시장 가치보다 더 많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을 말한다. 회계 기준에 따르면 인수 자산에 대해 최대 40년간에 걸쳐 goodwill을 지출하거나 감가상각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기술이라는 것은 너무나 빨리 시대에 뒤쳐져 버리기 때문에, 기술 자산은 보통 3~5년 기간중에 감가상각 처리된다. 힐은 라이코스가 지난 7월에 goodwill을 배제하고 주당 12센트의 pro forma 순이익을 얻었다고 발표했지만 goodwill을 포함시키면 주당 36센트의 손실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힐은 지난 2분기 순익을 발표하면서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goodwill을 배제한 채로 실적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goodwill외의 다른 비용도 배제하고는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종업원들이 스톡 옵션을 행사할 때 지불해야 하는 payroll tax를 배제시키고는 한다. 퀄컴의 경우, 1200만 달러에 달하는 payroll tax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외에 스톡옵션이나 보증과 같은 형식으로 지불되는 마케팅 비용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실제 순이익을 흐릿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EBIDTA로 돌리는 것이다. EBIDTA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 등을 하기 전의 순이익이다.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처음으로 EBIDTA 수익성을 달성했다며 분기점이라고 자랑했었다. 그러나 엑소더스의 웹 사이트에 따르면 실제 손실이 주당 32센트라고 돼 있다. EBIDTA는 비즈니스 유지를 위해 많은 자본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산을 가진 회사의 재무 건전도를 따지는 지표다. 그러나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의 부사장인 파멜라 스텀프는 "문제는 너무 많은 기업들이 EBIDTA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와 동일한 만큼의 돈을 써야 하는 기업들도 EBIDTA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스톡 옵션을 명기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행 회계기준에서는 기업들이 이를 비용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 따라서 주석에 "주당 희석 순이익(diluted earnings per share)"를 주목해야만 한다. 베어스턴스의 애널리스트인 팻 맥코넬에 따르면 야후는 작년에 주당 10센트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으나, 스톡옵션 부여 비용을 감안하면 주당 50센트의 손실을 보게 된다. 오토데스크도 작년에 16센트의 이익을 봤다고 하지만 이를 감안하면 74센트의 손실을 보았다. 투자 수익으로 순이익을 부풀리는 경우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 44센트의 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중 투자 수익이 11억 달러, 주당 20센트나 차지한다. 인텔의 경우도 주당 50센트의 순이익을 보았다고 밝혔지만 주당 21센트의 순이익에 해당하는 15억 달러는 투자수익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통신, 금융 서비스 등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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