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체중이 많이 나가는데 건강검진 결과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고들 하는데, 의외로 건강지표는 몸무게에 비해 ‘세이프’라는 것.
비만하지만 어떤 대사질환도 없는 상태를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 MHO)이라고 한다. 아직 MHO를 구분 짓는 통일된 기준은 없다. 대체로 대사증후군 지표가 없거나 1가지만 가진 경우 MHO라고 본다. 쉽게 말해 비만인데도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대사 이상이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대사증후군 지표는 ▲복부 비만 여부(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중성지방 수치(150㎎/㎗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HDL?남성 40㎎/㎗ 미만, 여성 50㎎/㎗ 미만) ▲혈압 (130/85㎜Ηg 이상, 또는 고혈압약 투약) ▲공복혈당(100㎎/ℓ이상, 또는 혈당조절약 투약)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MHO, MUO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비만에 대한 관점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365mc 채규희 원장은 “‘비만하지만 적어도 건강하게는 살아갈 수 있지 않지 않을까’ 기대한다면 더욱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체중 · BMI가 늘었더라도 막상 건강검진 결과 건강지표가 안전한 상황이라면 안심한다. 다만 이런 상황일수록 안심할 때가 아니라 빠른 관리에 나서야 한다. 당장 이상이 없더라도 이를 방치할 경우 5년, 10년 뒤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실제 MHO인 사람들에게 비만 관련 중재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세계 비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 보건연구소의 연구 결과 MHO의 3분의 1은 3~5년 안에 MUO로 바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MHO는 MUO보다 대부분 나이가 적고 TV를 덜 보고 운동을 더 하는 경향을 보였다. 5년 뒤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줄어들고 활동량이 감소하면 MUO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채 원장은 “당장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너무나 다행인 일이지만 체중이 어느 정도 선을 넘어가 비만한 상황이라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미래를 생각한다면 미리 관리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에 한 끼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사를 하고, 1주일에 세 번 정도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해 보라”며 “이를 실천하면 보다 건강한 일상은 물론 탄탄한 몸까지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