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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 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오는 3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5%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지난 2월 이후 7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전문가들은 다시 3% 후반대로 뛰어오른 물가와 계속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주요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점에서 추가 긴축은 힘들 것으로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물가 경로가 상향된 부담과 함께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을 감안해 매파적(긴축 선호) 색채는 보이겠지만, 추가 인상 신중론은 유지될 것”이라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통화긴축 압력이 완화된 점도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7월 2.3% △8월 3.4% △9월 3.7% △10월 3.8%로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물가 흐름이 기존 예상 경로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은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가 흐름은 명확히 둔화될 것이란 평가다.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긴 어렵다는 것.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전월대비 11월 -0.3%, 12월엔 -0.1%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근원 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가와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가계부채 증가세 역시 부담이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86조6000억원으로 지난 9월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은은 금융당국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제한, 특례보금리자리론 축소 등 대출 관리·강화 조치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등을 상대로 이자부담을 낮추라고 압박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할 위험도 커진 상황이다.
우리 경제가 회복 경로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는 점은 금리 정책에서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맥을 못추던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3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우리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줄곧 감소했으나 지난 10월 5.1%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살아난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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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부분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3분기로 봤다. 물가 안정 경로와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3분기쯤 물가가 목표치(2%)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물가가 안정적으로 2%에 진입하는 시기이자, 경기 연착륙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2분기로 보는 몇몇 전문가들은 성장 부진에 초점을 뒀다. 민지희 연구원은 “내수 여건과 주택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경기 둔화 흐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부에서 예상했던 2%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 높아 한은이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여삼 연구위원은 “현 3.5% 기준금리는 긴축적 영역이라는 점에서 긴축의 강도를 낮춰주는 수준의 인하가 실시될 전망”이라며 50~75bp(1bp=0.01%포인트)가량 인하를 실시해도 중립금리 상단 영역이라는 점에서 인하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조용구 연구위원은 3분기 1회, 4분기 1회로 연간 50bp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