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소식이 미국 CNN의 홈페이지 한켠을 차지했다. 잼버리에 아들을 보낸 미국 학부모를 인터뷰하는 정성(?)까지 들였다.
|
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도 전세계에서 이슈가 됐다. 상온 초전도체의 상용화 가능성을 두고 전세계 언론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놓으며 토론의 장이 벌어졌다. 미국·중국 증시도 ‘초전도체 테마주’가 롤러코스터 장에 올라탔다.
잼버리는 전세계 153개국, 4만2000여명이 참가한 국제행사였던 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았다고 치자. 초전도체도 만약 사실이라면 현대 과학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을 것이다.
한두 명 정도 인명 사고는 단신으로 치부하는 중화권에서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서현역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을 ‘무서운’(Terrifying) 곳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한국 이슈에 대한 외신 보도가 잦아진 것은 그만큼 세계의 주목도가 커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경제 규모가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로 성장했으며 BTS 같은 K콘텐츠, 즉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만큼 한국 사회의 소식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시선 또한 많아졌다.
그렇다면 외신에 비치는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긍정적인 뉴스도 많겠지만 잼버리, 흉기 난동 등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한 중국인 유학생은 최근 사건을 언급하며 “중국 내 인터넷에서는 ‘무서워서 한국 못 가겠다’란 글이 넘친다. 중국이야 그렇다 치지만 한국은 요즘 왜 이렇게 사고가 많은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전세계가 ‘테러리즘’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요즘, 흉기 난동에 미온적인 대처를 보였을 경우 한국은 대(對)테러 대응이 미흡한 국가로 낙인이 찍혔을 수도 있다.
잼버리에서 몇 명이 온열 질환을 겪어 응급실에 실렸고, 몇 명이 묻지마 범행에 당해 다쳤는지의 뉴스는 더이상 우리나라만의 뉴스가 아니다. 외신 보도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 고위 관료(대통령을 포함한)들이 해외에서 실수를 하는 것만이 ‘나라 망신’이 아니다. 이제는 높아진 국가 위상에 맞춰 내부의 재난 재해 등에 대한 콘트롤타워 등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