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고객 빼앗길순 없다…조달금리 높아도 금리 올리는 2금융권

은행권 예금금리 4% 재진입하자 저축은행 5% 예금 재등장
2금융권 '새마을금고 사태 불똥' 우려…고객 발돌리기 안간힘
새마을금고, 신뢰 회복 작업 동시에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
  • 등록 2023-07-17 오전 5:00:00

    수정 2023-07-17 오전 5:00: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예금유치를 위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고금리 경쟁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예금을 자금 조달처로 쓰는 2금융권 금융사들은 ‘예금금리 인상’이라 쓰고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읽는다. 비용이 증가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은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곳으로 이탈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울며겨자 먹기’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평균 연 4.00%로 약 두달 전인 5월 1일보다 0.13%포인트(p) 증가했다. 5%까지 치솟았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4월 3%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초 4%에 다시 진입했다.

짧은 시간 동안 돈을 맡겨도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 금리도 오름세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말부터 ‘OK읏백만통장Ⅱ’의 금리를 최고 연 5%로 높였다. 다올저축은행도 지난달 파킹통장 최고 금리로 연 4%를 제시했다. SBI저축은행·DB저축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파킹통장 금리를 3.5%로 올려잡았다.

저축은행업계가 수신금리를 인상하거나 인상을 고려하는 이유는 은행권의 예금금리 상승과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5월만 하더라도 기준금리(3.50%)를 밑돌던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의 예금금리 상단은 최근 일제히 기준금리를 넘겼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특판을 실시하면서 연 4%대 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저축은행들은 통상 은행권 수신금리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고를 채운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이자를 줘야 예금을 유치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은행권에서 예금 금리를 올리게 되면 저축은행들도 덩달아 예금금리 수준을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뱅크런 조짐까지 보였던 새마을금고 사태가 1금융권에 대한 선호도를 자극한 영향도 있다. 2금융권은 새마을금고와 유사하게 서민금융 기능을 수행해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진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부실에 대한 우려도 함께 받고 있었다.

이에 2금융권에선 이번 새마을금고 부실 여파가 서민금융사들의 동반 이미지 추락과 은행권 자금 쏠림으로 이어지지 않겠냐고 걱정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역시 신뢰 회복 작업과 함께 수신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안양동안새마을금고는 지난 14일까지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천새마을금고는 다음달초까지 연 5.5% 금리를 주는 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새마을금고 부실 리스크가 어느 정도 잡히면서 잠잠해진 추세지만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던 2금융권은 리스크 인식 문제가 괜히 확대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며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에 새마을금고 사태까지 겹치면서 예금금리는 지속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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