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점수 28점’ 정유정 사건, 대검 심리분석관 투입한다

  • 등록 2023-06-15 오전 12:13:06

    수정 2023-06-15 오전 12:13:06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또래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이 구속 기한을 연장하고 심리분석관을 투입키로 했다.

14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지난 11일 만료 예정이던 정 씨의 구속 기한을 오는 21일까지 연장하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정 씨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수사부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편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을 투입해 조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정 씨는 지난달 26일 과외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피해자 A씨의 집으로 찾아가 준비한 흉기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범행 석달 전부터 범죄 수사 프로그램 등을 보며 살인에 대해 생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씨의 사이코패스 지수를 진단했고 그는 연쇄 살인을 저지른 강호순보다 높은 28점을 기록해 사이코패스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 씨가 단순한 사이코패스가 아닌 가능성도 점쳐왔다.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5년 간 별다른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지냈으며 외부와 거의 교류를 하지 않은 환경 등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7년 3월 29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 양(당시 17세)이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A양을 유괴해 살해한 사건으로, 김 양은 범행 전 ‘살인’, ‘엽기’ 등의 단어를 검색했으며 당시 살인과 관련된 매체에 심취해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범행 당시 김 양과 온라인으로 만난 박 양의 존재도 드러난 바 있다.

이 교수는 “주범이라는 애는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 중단이 된 상태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만 온라인으로 ‘한니발’ 등 고어물에 노출됐던 친구”라며 “주범과 공범이 계속 대화를 나누다 공범이 ‘한번 해봐라’며 부추긴 것이 실제 살인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정은 사회적으로 관계가 끊어지고 온라인 세상을 마치 실존하는 것처럼 착각할 만한 정도로 노출이 많이 됐던 (상태)”라며 “온라인 게시판이 유일한 세상을 향하는 통로고 영향을 주고받았을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검찰은 구속 기한 만료인 21일 전에 정유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완료하고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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