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용인 유니테스트(08639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김종현 대표는 “오는 12월 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첫 양산 샘플이 나온다”며 “태양광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장비와 함께 회사 실적을 구성하는 양대 축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하대 학사, 서울대 이학 석사를 마친 김 대표는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그는 반도체 검사와 신뢰성 등 제품 기술을 담당했다. 특히 삼성그룹 회장상(이건희 회장상)을 두 차례나 받을 정도로 엔지니어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던 그는 한 거래처로부터 클레임을 받은 뒤 고민에 빠졌다.
김 대표는 “반도체 검사장비가 양품·불량품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이었다. 특히 반도체 검사공정 핵심 장비인 ‘메인테스터’ 문제였다. 이는 일본 어드반테스트, 미국 테라다인 등 일부 해외 업체들이 과점하는 분야다. 가격도 수백억원에 달한다”며 “우리 기술로 메인테스터를 비롯한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2000년 창업한 유니테스트는 이후 4년 동안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메모리 모듈 메인테스터를 출시했다. 업계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가장 먼저 SK하이닉스가 ‘러브콜’을 했다. 이후 유니테스트는 메모리 콤포넌트 메인테스터를 추가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2003년 당시 18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이듬해 121억원, 2005년 395억원으로 ‘퀀텀점프’ 했다. 2006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할 수 있었다.
돌파구는 있었다. 또 다른 반도체 검사장비인 ‘번인테스터’가 김 대표 눈에 들어왔다. 그는 “번인테스터는 고온과 저온을 반복하는 등 반도체에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불량품을 가려내는 기능을 한다. 통상 반도체 공장에 메인테스터 한 대가 들어간다면 번인테스터는 10대 이상 필요하다”며 “메인테스터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번인테스터에 적용하며 관련 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니테스트가 2009년 상용화한 번인테스터 역시 업계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 장비는 종전 번인테스터와 비교해 처리 속도를 20배나 빠르게 구현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 등에 이어 대만 등 해외 시장으로 공급이 확대했다. 유니테스트는 번인테스터에 힘입어 매년 매출액이 증가, 2015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유니테스트는 번인테스터에 이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테스터 등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 2018년에는 매출액 282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현재까지 연간 최대 실적으로 남아 있다.
이어 “한국전력과 공동개발 계약을 통해 건물 유리창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건물과 도로,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경기 평택에 1만 4939㎡(약 4519평) 규모로 신공장을 지었다. 아울러 전북 새만금에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그는 “평택 공장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파일럿라인을 구축했다. 향후 새만금에는 태양전지 양산 공장을 구축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면 절반가량은 태양광 사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