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글로벌 산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곁의 가전제품은 나날이 똑똑해지고 어려운 기술 용어도 뉴스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봐도 봐도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는 전자 산업, 그 속 이야기를 알기 쉽게 ‘톡(Talk)’해드립니다. <편집자주>전자·가전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평택과 기흥, 화성 등 전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웨이퍼 이송 로봇(OHT)과 디지털 트윈 시스템 등 AI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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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T는 공장 내부 천장의 레일을 따라 웨이퍼가 담긴 통을 각 공정 장비로 옮기는 이송 시스템입니다. 직선 주로에서는 최대 초속 5m/s, 곡선에서는 1m/s로 이동하며 최대 10kg 무게를 들 수 있죠.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넓은 공장을 움직이며 웨이퍼를 운반했습니다. 그러나 OHT 도입으로 보다 빠른 웨이퍼 운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AI 디지털 트윈 시스템도 구축해 반도체 제조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제조 라인을 가상의 공간에 똑같이 구축한 뒤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값을 예측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결함과 수율을 조기에 예측하고, 생산성 향상을 도울 수 있죠. 삼성전자는 제조 공정 효율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 AI의 도입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는 가전에서도 AI를 활용한 ‘캄 테크놀로지’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캄 테크는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요, 예컨대 외출 후 집에 들어갔을 때 알아서 불이 켜지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식입니다.
지난 8일과 9일에 걸쳐 열린 ‘삼성 AI 포럼’에서 개회사를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연결성 기술이 적용된 AI가 캄 테크를 이끌어 우리 삶의 편의성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반도체 제품과 요소기술 확보를 통해 AI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반도체 공정에 AI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계측하는 시스템에 AI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칩 내부의 복잡한 구조를 이미지로 분해, 재조합하고, 계측시간 감소와 용이한 결함 분석이 가능합니다.
|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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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제조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수율 개선 등 목표를 위해 산업용 AI기업 가우스랩스와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가우스랩스는 지난 2020년 8월 SK하이닉스가 출자한 자본금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인데요, SK하이닉스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AI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LG전자(066570)도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전장사업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AI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알테어’와 함께 자동차 부품 성능을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시계열 데이터 변환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동차 부품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합니다. 분석 결과를 한 눈에 보기 쉽도록 시각화해 제공하기도 하지요.
| 서울 여의도 LG 본사.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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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고객사 요구사항 분석과 같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단계별 성능을 예측해 더 우수한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성능 검증을 자동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개발과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LG전자는 이 플랫폼을 다양한 공정에 적용해 전반적인 제품 성능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