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연이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가 겹치면서 부동산 경매 시장까지 얼어붙었다. 지난해만 해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웃돌며 감정가보다 입찰가가 높은 물건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낙찰가율이 지난해 고점 대비 반 토막 가깝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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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작년 1월 이후 낙찰가율 고점과 올해 9월 낙찰가율을 비교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8월 117.0%였으나 올해 9월에는 82.6%로 34.4%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0.60명에서 5.58명으로 크게 줄었다.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6%였지만 1년 만에 83.1%로 24.5%포인트 내렸다. 특히 인천은 작년 8월 아파트 낙찰가율이 123.9%에 달했지만 지난달에는 80.0%로 1년1개월 만에 43.9%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9.5명에서 3.0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구는 작년 3월 122.8%에서 지난달 79.5%로 43.3%포인트 떨어져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인천과 대구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경매 신청 건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에서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를 신청한 부동산 수는 31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03건)과 비교해 50.8% 늘었다. 대구도 올해 1∼9월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 부동산 건수는 1181건으로 작년 동기(825건) 대비 43.2%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가 담보로 받은 부동산에 설정한 저당권, 질권, 전세권 등 담보권을 실행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의 아파트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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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분양 주택과 공급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8월 1222가구로 전월(544가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대구도 작년 초 세자릿수를 유지하던 미분양 주택 수가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올해 들어 줄곧 네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의 올해 8월 미분양 주택은 8301가구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분양도 이어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0∼2021년 대구와 인천에는 각각 5만7738가구와 7만6897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고 올해는 대구 2만6000여 가구, 인천 4만60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인천에는 올해 아파트 4만2000여 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앞으로 2년간 6만7000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대구도 앞으로 2년간 5만7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지난해는 매매 시장보다 경매 시장에서 신고가가 나올 정도로 아파트 가격 전망이 긍정적이었지만 올해 들어 경매에 참여하는 응찰자 대부분이 앞으로의 아파트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