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본 '우영우' 장애의 무게, 치과에서도 느껴

장애인 구강검진 수검률 비장애인보다 9.2% 낮아… 경제적 부담, 마취 장비, 전문기관 부족 등 원인
장애인 다빈도 질환 1위 치은염과 치주질환… 만성으로 진행되면 치아 상실
치료보다 중요한 예방… 정기적인 치과 방문으로 적응 필요
  • 등록 2022-07-24 오전 7:57:20

    수정 2022-07-24 오전 7:57:2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를 소재로 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폐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고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성찰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애인이 겪는 불편은 다양하지만, 이 중 건강과 관련한 치과 질환을 빼놓을 수 없다. 신체장애인 경우 거동이 불편해 치아 관리에 소홀할 수 있고, 정신·발달장애인 경우 구강 위생의 인지 수준이 낮아 구강 질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디치과의원 심학수 원장의 도움말로 장애인의 치과 치료와 치아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장애인 구강검진 수검률 비장애인보다 9.2% 낮아

국립재활원이 발표한 장애인 건강보건통계(2019년~2020년)에 따르면 장애인 구강검진 수검률은 21.1%로 비장애인 인구 30.3%보다 9.2% 낮고, 중증장애인(17.3%)은 비장애인 인구에 비해 1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낮은 구강검진 수검률은 높은 진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전신 마취 장비, 장애 이해도가 높은 전문 의료진 등을 갖춘 전문기관의 부족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은 건강검진의 예약부터 진행까지 모든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지체장애인 및 뇌병변장애인은 시설과 의료 장비로 인해 물리적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장애 환자들이 치과 치료에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치아우식증, 치주질환과 같은 구강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장애인에 가장 흔한 질환, 치은염과 치주질환

장애인의 다빈도 질환 1위는 치은염과 치주질환이다. 치주질환은 음식물을 섭취한 뒤 칫솔질로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쌓인 치면세균막이 굳어서 생긴 치석에 세균이 서식해 잇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나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잇몸이 붓고 염증, 피가 나는 치은염은 스케일링으로 개선이 가능하지만 구강 관리가 어려운 장애 환자의 경우 치주질환이 만성으로 진행되기 쉽다. 이 경우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고 다수의 치아 상실은 음식물 섭취를 어렵게 만들어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 치료보다 중요한 예방… 정기적인 치과 방문으로 관리 필요

치과 치료가 쉽지 않은 장애인 환자의 특성상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학령기에는 간식과 음료수 섭취로 인해 충치가 생기기 때문에 치아에 달라붙는 음식, 탄산음료는 되도록 자제하도록 주변인의 지도가 필요하다. 감각이 예민한 경우 보호자가 손가락이나 거즈로 잇몸을 자극해 칫솔을 사용할 때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도움된다. 또한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와 방법으로 칫솔질이 익숙하도록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치과 치료 과정도 적응훈련이 필요하며,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진료환경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료 후에도 관리가 소홀하면 충치나 치주질환이 재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구강위생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심학수 원장은 “장애인의 경우 구강질환이나 증상이 없다고 해도 주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구강 관리를 해야한다”며 “나이,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2~3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양치질을 꼼꼼히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불소도포나 치아 홈 메우기로 우식 유발 세균의 활동을 막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디치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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