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헤지펀드 큰 손인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설립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특별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에서 30~50%를 잃는 것보다 현금을 보유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5~7% 손해 보는 게 더 낫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가 운용하는 사토리펀드마저 20% 이상으로 현금을 늘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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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스에 따르면 1968~1982년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3번의 경기 침체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48% 떨어졌다. 나일스가 올해 초 고점 대비 S&P 지수 기준으로 30~50% 하락을 점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다. 나일스는 “40년 전인 1980년대 초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더 심각하다”며 “30~50% 정도면 거의 모든 주식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로 수혜를 입었던 애플은 이제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며 “(올해 들어 20% 가까이 떨어졌지만) 주가는 더 내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마존, 테슬라 등도 여전히 비싸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초대형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서학개미들이 새길 만한 조언이다.
나일스는 또 최근 유로·달러 환율 패리티를 두고서는 “인플레이션은 미국보다 (러시아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서 더 큰 문제”라며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속도는 훨씬 느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을 비롯한 대다수 나라들이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