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불확실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데일리는 첫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바로 뒷날인 지난달 30일 오전(현지시간) 세계적인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를 전화 인터뷰했다. 모야는 20년 이상 트레이딩 경험을 가진 월가의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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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장단기 금리 역전의 의미는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데 가격을 매기는 것으로 봅니다.”
모야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현실로 나타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간 역전 현상부터 묻자 이렇게 말했다. 모야는 “과거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뒤집어졌을 때 1년6개월~2년 기간을 두고 경기 침체에 돌입하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며 “현재 경제는 견실해 보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긴축에 나설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 역전은 침체 전조라는데 다소 기울어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장단기 금리차는 6bp(1bp=0.01%포인트)까지 더 벌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2월 이후 최대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적어도 추후 몇 달간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연준은 물가를 잡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모야는 지난해 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올해 3월 물가 정점론’을 주장했는데, 인플레이션 강도가 더 센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모야는 또 다른 위험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빨리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리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쟁 장기화를 각오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잇따라 협상을 열고 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 전쟁 장기화 각오해야”
그렇다면 이처럼 쏟아지는 악재에도 뉴욕 증시는 왜 선방하고 있는 것일까. 모야가 첫 손에 꼽은 이유는 미국 경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수익률곡선 역전이 내년 침체를 예견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 등 다른 지역들의 경제가 더 좋지 않은 만큼 미국 주식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고용시장을 예로 들었다. 모야는 “미국에는 아주 많은 일자리가 있다”며 “미국인이라면 누구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미국의 실업률은 3.6%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에 거의 근접했다.
중국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그는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매우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집계를 보면, 올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제조업이 위축 국면으로 빠진 건 지난해 10월(49.2)이후 5개월 만이다.
다만 모야의 방점은 오히려 다른 곳에 있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두고 “단기적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내년에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시기의 문제일 뿐 미국도 침체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모야는 그 연장선상에서 ‘불확실성’(uncertainty)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연준이 얼마든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곧 경제가 더 빠르게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름까지 이어진다면 투기 위험(the speculation risk)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