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파운트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포스증권 투자 배경을 이처럼 설명했다. 파운트는 이달 제3자배정증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한국포스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투자금 750억원을 끌어모은, AI(인공지능) 투자 스타트업이 ‘만년 적자’ 온라인 펀드 판매 특화 증권사에 200억원을 투자한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한국포스증권(구 펀드온라인코리아)은 다양한 펀드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로 자산운용사 등이 출자해 2013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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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연금 시장은 향후 10~20년을 봐야 한다”면서 “값싼 수수료와 양질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모이면 장기적으로 회사와 고객 모두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비결은…“일확천금 보단 꾸준한 수익률”
파운트는 2015년 설립된 로보 어드바이저 핀테크 회사다. 한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범람했다 자취를 감췄지만 파운트는 관리 자산 1위로 성장했다.
투자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파운트는 대체로 적립식 3년, 거치식 5년 기준 연 평균 7~8%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2020년과 같은 강세장에선 매력적인 수익률이 아닐 수 있으나, 요즘 같은 약세장에선 다르다.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전쟁은 데이터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브렉시트, 코로나19 등 돌발 변수들은 그동안 수차례 등장했다.
김 대표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최근 단기 수익률은 상당 부분 손실”이라면서도 “단기채 등 안전자산을 확보해 낙폭을 방어하는 등 적절한 대응으로 고객의 자산을 잘 지켜나간다면 오히려 고객의 신뢰를 얻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상반기나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지난해 하반기처럼 한바탕 ‘파도’가 지나간 후 고객 유입에 속도가 붙었다. 파운트는 리스크를 분산해 꾸준한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는 오를 때 덜 오르더라도 빠질 때 덜 빠지는 뜻이다. 시장이 흔들린 다음에 ‘꾸준함’의 소중함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맥락으로 지난해 10월 뉴욕증시에 상장시킨 메타버스(MTVR)·구독경제(SUBS) ETF를 바라봤다. 자체 개발한 지수를 추종하는 테마형 ETF로, 이후 성장주 조정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 구간에 있다. 장기 성장성의 훼손은 없다는 점에서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의견을 냈다. 파운트는 장기 성장성이 돋보이는 테마형 ETF 1~2종을 연내 추가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1조원 넘어 ‘고객 친화’ 회사로
AI 서비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PB(프라이빗뱅커) 서비스, 수수료 체계 개편 등 조만간 출시 예정인 서비스가 이에 해당했다. 현재 파운트의 수수료는 연 수익금의 15%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1인 최고 금액 5억원 등 고액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부담을 덜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2분기 대대적인 앱 개편과 맞물려 “커피값 수준 월 수수료” 정도로 구상 중이었다. 둘 다 투자자들에게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위기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따.
“투자는 긴 싸움이다. 거치식 보다 적립식, 짧은 투자 기간 보다 긴 투자 기간이 통계적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얻는다. 현재 금융 시장은 전쟁, 인플레이션, 긴축 우려 등으로 극한의 상황일 수 있으나 이 시기 후퇴하지 않고 고객들의 신뢰를 얻겠다.”
김영빈 대표는?
△1983년생 △2009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2011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2012~2014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시니어컨설턴트 △2015년~현재 파운트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