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종합 배달 플랫폼 만나코퍼레이션이 수백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배달 앱 등쌀에 지친 배달 기사와 상인이 연합한 ‘만나이츠’(MANNA eats) 서비스가 이번 투자를 원동력으로 삼아 시장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 서울 시내에서 배달업무를 하는 배달노동자.(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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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달 부로 주요 투자자로부터 814억원의 대규모 투자 집행을 마무리했다고 12일 밝혔다. 스타트업 투자 전문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포함해 다날과 IBK기업은행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만나코퍼레이션 앞날을 밝게 점치고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만나코퍼레이션의 만나이츠 배달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에 거름이 될 전망이다. 다음달 지방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나이츠는 단건 배달 전용 배달 앱이지만 기존 배달 시장의 공식을 허문다. 배달 기사와 상인이 배달료를 책정하고 일부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나이츠는 현재 배달업계가 마주한 녹록잖은 현실에 비춰 상생 대안으로 떠오른다. 배달대행사는 심각한 기사 구인난에, 상인은 증가하는 수수료 부담에 각각 노출돼 있다. 이른바 `단 건 배달`이 대세로 자리하면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앱으로 기사가 옮겨가면서 배달 대행사가 타격을 받았다. 고가의 배달수수료가 이런 현상을 부추겼는데 상인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소비자 편익이 커질수록 배달 대행사와 가맹점주가 고사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래서는 배달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만나코퍼레이션 문제 의식이다. 7개 배달대행사를 연합하고 상인과 직접 거래를 시작한 ‘만나Plus’를 앞서 출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후발업체로 시작한 만나Plus가 배달 시장에서 운영 가맹점수 기준 2위, 월별 배달건수 기준 3위까지 성장한 데에는 배달기사와 상인의 갈증이 원동력이 됐다.
궁극적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만나이츠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만나이츠는 소비자에게 배달료를 받아 현행 배달료를 보전하는 구조다. 배달대행사는 기사를 잃을 염려가 없고 상인은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당장 소비자 부담이 커 보이지만 이 부분을 외면해서는 배달산업은 지속 가능하기 어려웠기에 정공법을 택했다.
관건은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만나이츠를 쓸 만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나코퍼레이션은 맛집 추천을 최대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제시한다. 이 회사가 애초 `주문, 결제, 배달`이 한번에 가능한 스마트 포스 기기를 공급해온 게 경쟁력이다. 전국 5만4000여개 기기에서 종합한 주문 현황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상의 맛을 선별해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 배달 앱이 소비자 리뷰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왔지만 주관적이라서 객관화에는 한계가 있다.
만나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배달대행 브랜드 만나플러스에 더해 만나이츠를 론칭함으로써 지역 골목상권을 위한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음식배달 시장 진출을 원하는 이커머스 업체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