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도 맞들면 낫다…빛난 '대기업+PEF’ 공조

[더 달아오른 M&A 시장]
3분기 빅딜 '휴젤·요기요·한샘' 등
대기업·PEF 의기투합해 빅딜 쾅쾅
승자의 저주 피하고 자금모집 순항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 이어질 것
  • 등록 2021-10-08 오전 12:30:00

    수정 2021-10-08 오전 12: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3분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드러진 흐름이라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대기업이 힘을 합쳐 인수에 나서는 ‘연합군’(聯合軍) 전략이 꼽힌다. 치열해진 인수 경쟁에서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산이 의기투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GS그룹이다. 국내 1위 보톡스 업체인 휴젤(145020)과 국내 배달 서비스 시장 2위 사업자인 요기요 인수에 나서며 뜨거운 3분기를 보냈다.

GS그룹은 지난 8월 PEF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IMM인베), 아시아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와 컨소시엄을 꾸려 휴젤 새 주인에 올랐다. GS그룹은 IMM인베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각각 1억5000만 달러(약 1750억원)를 투자해 휴젤 해외 법인 지분 27.3%를 취득했다.

GS리테일은 같은 달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 퍼미라와 컨소시엄을 꾸려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100%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와 2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포함해 GS리테일이 요기요에 투자한 금액은 총 3000억원 규모다.

헬스케어와 퀵 커머스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던 GS그룹은 단독으로 인수전에 나서는 대신 M&A 시장에 정통한 국내외 PEF 운용사와 손을 잡으면서 빅딜을 일궈냈다.

롯데그룹도 한샘(009240)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에 앵커(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롯데쇼핑(023530)은 지난달 10일 PEF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한 펀드 참여를 확정받았다. 앞서 롯데쇼핑은 이사회를 통해 해당 PEF에 2995억원 출자를 결의했다.

롯데그룹은 PEF 운용사들의 인수 펀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간접적’ 내지는 ‘우회적’인 투자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지난 3월에도 유진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오퍼스 프라이빗에쿼티(PE)가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로 참여했다. 전체 거래 금액 약 1150억원 가운데 롯데쇼핑이 약 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며 메인 투자자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대기업과 PEF의 공조 흐름을 두고 단독 인수에 나섰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양측 입장에서도 향후 인수 매물에 대한 협업 과정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줄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말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이나 인수펀드 투자 형태는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데다 양측 모두 해당 분야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어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인수 과정에서 리스크를 줄이면서 접근하는 인수 방식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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