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株, 조정 먹구름 걷히나…"수요·가격·금리 주시"

유가증권 전기전자업 오름세…조정 후 반등 기대감
전기전자 상위주 2·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맑음'
"비메모리·폴더블 등 기업별 테마 주목해야" 조언도
IT수요 둔화에 판매량 부족, 테이퍼링 등 우려도
  • 등록 2021-06-07 오전 1:10:00

    수정 2021-06-07 오전 1:1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증시에서 연초 이후 지지부진했던 IT 섹터가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삼성전자(005930) 등 섹터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 정상화 속 IT 수요와 가격, 금리 인상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주가 향방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전기전자 지수는 지난 달 2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이달 3일 2.32% 상승했다. 4일 종가는 올해 저점(3122.11) 대비해서는 3.8% 오른 수준이다.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도 3일 2%대 오르며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넘보기도 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힘을 실었다. 연초부터 공급망 문제로 불거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점차 해소되고 견조한 수요는 이어지면서 펀더멘털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5월 한국 수출지표에서 반도체가 강세를 보인 점도 한몫했다. 최근 반도체 대형주의 2%대 상승은 이같은 분석을 담은 노무라증권의 리포트가 외국인 유입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기전자 업종 내 시총 상위주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전망이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중 상위에 포진한 7개 기업의 올 2·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상승하거나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2분기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0%대, 30%대 개선, LG전자(066570), 삼성SDI(006400), LG이노텍(011070)은 100%대, 삼성전기(009150)는 200% 초반대, LG디스플레이(034220)는 흑자전환이 추정된다.

이는 주가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대신증권은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단기적인 주가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코스피는 13.0% 상승했지만 전기전자 업종 내 대형 5개사(LG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삼성SDI, 서울반도체) 평균 주가(6월 3일 기준)는 5.2% 상승에 그쳤다”며 “언택트 효과가 반영된 작년 하반기 실적에 따라 주가 상승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전기전자 업종이 대체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IT 수요 둔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경제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컨택트 업종으로 수요가 몰림에 따라 상대적으로 IT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다. 이는 IT 섹터 조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기도 했다.

반면 IT 수요 둔화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온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TV의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보급 확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전체 TV 출하량은 정체일 수 있어도 고급형 TV 성장세는 계속 크게 나올 전망”이라며 “하반기엔 비즈니스PC가 늘어나고, 화웨이 스마트폰 부재, LG전자 철수에 따른 추가적 물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판매량 부족과 금리 상승, 하반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적정주가를 하향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판매량이 둔화되며 당장 수요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금리 상승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거란 이유다. 글로벌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신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예상치를 넘으며 실적은 상향조정되지만 판매량이 부족해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눈높이가 낮아진 IT 섹터 종목들 중에서도 이익 성장성이 높은 테마를 중심으로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목할 만한 테마로 비메모리, 폴더블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꼽았다. 기술주 조정 속 주가가 동반 하락했지만 이익 성장이 훼손되지 않았고 악재보다 호재에 반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테마는 전방산업 호조 속 이익 컨센서스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공급 정상화에 따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보급형 폴더블폰 출시와 출하량 전망치 반등, MLCC 공급 제약에 따른 수익성 상승 등을 테마 요인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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