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다이애나(갤 가돗분)가 원더우먼으로 거듭나는 정체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면, ‘원더우먼 1984’에서는 본격적인 활약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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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는 고고학자로 일하며 조용히 지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박물관에서 고대유물을 큐레이션 하면서도 정체를 숨긴 채 슈퍼히어로로 활약한다.
그런 다이애나 앞에 죽었던 남자친구 스티브(크리스 파인)가 거짓말처럼 나타나고 적도 함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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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끝없는 욕망으로 세상을 파멸로 몰고 가는 악당을 상대로 ‘진실의 올가미’를 휘두르는 원더우먼의 활약을 응원하다 보면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우리 자신이란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게 된다.
원더우먼이 1980년대로 간 건 최근 몇 년 새 문화 전반에 불어온 레트로(복고) 열풍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최근 전 세계적인 전염병과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복고 향수와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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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스페인 알카사바의 이국적 풍경과 1980년대 워싱턴 D.C를 완벽하게 재현한 자세한 미장센도 주목할만하다.
황금 슈트부터 투명 제트기까지 새로운 아이템도 다수 등장하면서 영화 전반을 흐르는 레트로 분위기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과 경기 침체 등 현실에 힘겨워하는 많은 이들이 과거 유행했던 콘텐츠와 스타일에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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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화들이 모두 개봉을 미룬 것과 달리 예정대로 개봉을 진행한 ‘원더우먼 1984’는 신작 개봉 없는 성탄절, 연말 극장가에 혼자 남은 히어로가 됐다.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줄었지만 이 영화는 젊은 영화팬 뿐 아니라 원더우먼에 대한 향수가 있는 중장년 층도 끌어들일 수 있는 작품으로 연말 연인과 가족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