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에는 해외여행의 증가와 함께 여행의학에 대한 중요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몇 해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 해외 감염병은 개인의 안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김시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여행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2018년 국외 유입 감염병 전년비 12.4% 증가
여행, 비즈니스, 선교, 봉사 등으로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뎅기열, 말라리아 등 국외유입 감염병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8 감염병 감시연보’를 보면 지난해 신고된 국내유입 감염병 환자는 597명으로 2017년 531명 대비 12.4% 증가했다. 주요 국외유입 감염병은 뎅기열(27%), 세균성이질(24%), 장티푸스(15%), 말리리아(13%) 순이다.
김시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여행을 할 때 같은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기존의 예방접종 상황, 건강상태나 기저질환 여부, 여행지에서의 활동 상황 및 일정 등에 따라 필요한 예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방문 전 이러한 항목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필요한 예방법을 선정하기 위해, 또 방문 후 발열을 포함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 감염내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해외 감염병에는 ▲에볼라 ▲메르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레지오넬라증 ▲디프테리아 ▲폴리오 ▲뎅기열 등이 꼽힌다. 한때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볼라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북동부를 중심으로 유행이 이어지고 있고,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직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 해외방문지 감염질환 확인 필수… 백신 접종 등으로 대비
해외여행 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방문 국가 또는 지역의 풍토병과 유행 중인 감염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어 백신이나 예방약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질환에 대해서는 해외여행 전 백신을 접종하거나 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한다. 만약을 대비해 해열제, 진통제, 자외선차단제, 일회용 밴드, 모기차단제, 살충제, 손소독제, 기타 구급약을 챙기는 것도 좋다.
◇백신 접종은 여행 6주 전에… 이상 의심되면 전문의 찾아야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적어도 2주 이상이 지나야 감염질환 예방을 위한 충분한 항체가 형성된다. 백신에 따라서는 여러 번 접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해외여행 출발 최소 6주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병원을 방문해 최소 2주 전에는 예방접종을 마무리해야 한다.
또한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즉각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게 되면 높은 사망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유행 지역 방문 2~7일 전부터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여행 시작 7일 이전에는 예방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김시현 교수는 “해외여행 후 심부전, 당뇨, 만성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귀국 일주일 이내에 열, 설사, 구토, 황달, 소변 이상, 피부질환이 생기는 경우, 또 여행하는 동안 심한 감염성 질환에 노출됐다고 생각하는 경우, 여행하는 동안 동물에게 물린 경우, 저개발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한 경우 등이라면 감염내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