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마중물, 액셀러레이터]③이준배 협회장 "'For'에서 'With' 전환"

  • 등록 2017-12-25 오전 5:30:00

    수정 2017-12-25 오전 10:25:54

이준배 액셀러레이터 협회장은 “엑셀러레이터의 장점은 창업자의 인간성·도덕성·인성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협회 출범을 계기로 ‘포’(For)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서 ‘위드’(With) 스타트업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22일 세종시에서 만난 이준배(48)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초대회장(아이빌트세종 대표)은 “액셀러레이터가 제도권에 편입된데 이어 허브 역할을 하는 협회까지 창립하면서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에 대한 문호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협회는 공동 기업소개(IR)를 비롯해 혁신 창업자 육성과 교육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97년 전자제품 및 반도체장비에 쓰이는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제이비엘(JBL)을 창업, 연매출 96억원 규모로 키운 기업인이다. 그는 후배 기업인을 양상하기 위해 2012년 액셀러레이터인 아이빌트세종을 세웠다.

이 회장은 대뜸 기자에게 “‘3F’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창업자에게 투자금을 대주는 사람은 친구(Friends)와 가족(Family), 그리고 멍청이(Fools)밖에 없다는 미국의 우스갯소리”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처럼 정부 주도 하에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국가는 전 세계 어디를 봐도 찾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내년 정부 모태펀드 규모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자금이 효율적으로 쓰이냐는 것. 과거 정부의 직접 창업 투자는 주로 서류로만 이뤄졌다.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눈먼 돈’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민간에서는 벤처캐피탈이 이를 담당했다. 하지만 그동안 초기 ‘엔젤투자’ 단계에서의 보육기능 미비로 스타트업들의 성장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 회장은 “정부의 직접 지원은 말할 것도 없고 엔젤투자자 입장에서 수많은 초기 창업기업을 검증해내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투자·펀딩이 주된 업무인 벤처캐피털에게 보육기능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액셀러레이터는 투자부터 사업화 과정 전반을 창업자(팀)와 함께 해 위험요인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로 “지난해 말 등록제가 실시되기 이전엔 액셀러레이터라는 업종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서비스 혹은 교육 등 업종으로 분류됐다”며 “등록제를 통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협회가 출범했다는 것은 제도권과의 ‘협의 창구’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사이 ‘중간자’ 위치에 놓인다. 그는 “액셀러레이터도 일정 수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을 보육한다”며 “위아래를 두루 살피기 위한 직간접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시장은 정보기술(IT) 위주 편식이 너무 심하다”며 “제조기반 스타트업을 포함해 창업 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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