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미국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와 한국경제연구회(KES)가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유로존에서 성장모멘텀이 꺾이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익스포저가 많은 중심국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양상"이라며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확대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유로지역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지속될 경우 신흥시장으로 대거 유입됐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시에 유출되면서 신흥시장국 경제에도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총재는 선진국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부채를 함께 줄여야 하는 상황이 경기회복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또 낮은 정책금리로 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의 정책 여력이 취약하다는 점, 국가부채 해결 방안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내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김 총재는 "신흥시장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진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야 하지만 아직 해외의존도가 높은데다 인플레이션 압력, 국제자본 유입에 따른 자산시장 과열로 확장적 정책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