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탄소제로 마트 가보니..`

英테스코 램지 매장..특수패널지붕 등 에너지 절감요소 70개
점포 에너지 자체생산..탄소배출량 57% 감소
테스코, `2050년까지 전 매장 카본 제로` 목표
  • 등록 2011-07-04 오전 6:00:00

    수정 2011-07-04 오전 8:20:41

[영국 런던=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영국 케임브리지셔주 헌팅턴에 있는 테스코의 램지 매장에 들어가려면 똑같은 자동문을 두번 통과해야 한다. 여름과 겨울철 냉온방 효과가 조금이라도 덜 새나가도록 위한 조치다. 램지 매장은 이 방식을 통해 실내 온도 유지에 사용되는 비용을 무려 50% 가량 줄였다.

 
▲ 매장 내 천정. 특수 패널로 제작돼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으면서도 점포 바닥까지 채광이 전달된다.
매장 안에 들어가면 형광등 조명 대신 한낮의 햇살이 내리쬔다. 천정에 설치한 특수 창문을 통해서다. 이 창문은 젤이 가득 찬 가벼운 패널들을 사용해 과열되지 않으면서도 점포 바닥까지 채광이 투과된다. 매장의 골격이나 천정 등 외관은 대부분 철강 대신 나무를 사용했다. 목재는 1㎡ 당 철강보다 1톤 가량의 탄소 배출을 막아준다.

지난 2009년 12월 문을 연 테스코 램지 매장은 세계에서 최초로 건설된 `카본 제로` 매장이다. 카본 제로 스토어는 모든 전기와 가스, 냉매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량이 제로임을 뜻한다. 저탄소와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국가 전기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램지 점포는 에너지 발생량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반 점포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70%를 저감시키고, 나머지 30%는 자체 생산한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추가 저감시킨다. 또 CHP(열병합발전시설)에서 식물성 기름 등의 재생에너지원의 바이오 연료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매장 곳곳에는 에너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들로 가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창고 천장에 설치된 선 파이프(Sun Pipe)라고 불리는 거울이 달린 튜브. 이 튜브는 빛을 반사시켜 점포 후방의 햇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도 광선을 끌어올 수 있다.

이밖에도 영국에선 최초로 주차장에 설치된 LED 전등과 자연광이 증가할 때 전등을 자동으로 어둡게 만드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매장 내 냉장 진열대에는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슬라이딩 도어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낭비를 막았다.
▲ 에너지 절약을 위해 냉장 매대에는 슬라이딩 도어가 설치돼 있다. 슬라이딩 도어는 자동으로 닫힌다.
램지 매장은 최초로 시도한 카본제로, 매장인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구 9000명의 소도시에 건설됐다. 연면적 3500㎡(1100평), 영업면적 2280㎡(700평) 규모이며 건축비는 약 200억원이다.

오픈 1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탄소 배출량은 889톤으로 일반 점포의 탄소배출량(2053톤)에 비해 57%를 감소했고, 889톤은 CHP로 생산한 에너지로 상쇄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점포의 마크 스틸(Mark Steele) 점장은 "난방과 환기 냉방에 쓰인 에너지는 일반 점포에 비해 66% 감소됐고 전자제품에 쓰이는 전력은 44%, 냉각제로 사용된 탄소배출량은 69% 줄었다"고 말했다.

▲ 램지 점포의 뒷편에 위치한 CHP(열병합발전시설).
마크 점장은 "일반 점포는 투자비를 회수하는데까지 10년을 잡고 있지만, 램지 매장은 투자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에 회수기간을 15년으로 잡고 있다"며 "지역 사회에 매장의 취지를 적극 알리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테스코는 현재 램지 점포를 포함해 본(Bourne) 점포와 웰쉬풀(Welshpool) 점포 등 총 3개의 카본 제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필립 클락 테스코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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