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둔화를 우려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9월 서비스업 지수 결과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경감시키는 데 일조했다.
유가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50달러대를 지킨 것도 투자 심리를 고무시켰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23.27포인트(1.05%) 상승한 1만1850.61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7.30포인트(2.11%) 높은 2290.95, S&P 500 지수는 16.11포인트(1.21%) 오른 1350.2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지난 200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도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73센트(1.2%) 높은 59.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버냉키 "부동산 둔화로 하반기 성장률 1%p 하락"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강연을 마친 뒤 "미국의 주택 시장이 `상당한(substantial)`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약 1%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내년 경기 성장세도 지체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다른 경제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안정 범위를 웃돌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이라는 연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관리자협회(ISM)는 9월 서비스업 지수가 52.9를 나타내 이전 달의 57.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56.2도 하회했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한다.
그러나 전체 지수를 구성하는 핵심 항목들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신규 주문 지수는 이전 달의 52.1에서 57.2로 상승했다. 고용 지수도 51.4에서 53.6으로 높아졌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대폭 줄었다. 지불가격 지수는 72.4에서 56.7로 낮아졌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WMT)는 0.16% 올랐다.
이날 월마트는 9월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3%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내일 개장 전 9월 동일점포 매출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GM, 르노·닛산과 협상 결렬..포드 반사익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르노·닛산과 제너럴 모터스(GM)의 삼각연대 협상이 결국 무위로 끝났다.
르노·닛산과 GM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협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두 회사의 연대 협상은 GM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유명 기업 사냥꾼인 커크 커코리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초 이 협상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협상에서 입장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성사 여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늘어났다. 설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본격적인 연대 대신 부분적 제휴를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GM과의 협상에서 실패한 르노·닛산이 미국 2위 포드 자동차와 제휴 협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여파로 제너럴 모터스(GM) 주가는 0.35% 내렸다. 반면 포드(F)는 4.27% 올랐다.
한편 이날 베어스턴스는 GM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시장수익률`로 올렸다. 반면 포드의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