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불법 통화내역 조사 스캔들로 위기에 직면한 휴렛패커드(HP)의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은 불법 통화내역 조사에 관계하지 않았다는 뜻을 나타냈다.
허드 CEO는 22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불법 통화내역이나 이메일 추적 조사를 허가한 기억이 없다"며 자신의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그는 "이번 사건은 매우 당혹스러운 것이었다"며 "불법 조사 대상이 된 이사회 임원과 기자들에게는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불법 도청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패트리샤 던 HP 이사회 의장은 사임 일정을 앞당겨 이날 사퇴했다. 던 의장은 지난 주 이 사건과 관련, 책임을 지고 내년 1월 사퇴하기로 했으나 이날 조기 사임했다.
이에 따라 HP 이사회 의장직도 허드 CEO가 맡을 예정이다.
HP는 최근 언론에 이사회 정보를 흘린 내부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신분을 위장한 뒤 특정 정보에 접근하는 `프리텍스팅(pretexting)`이라는 자료 수집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허드 CEO 자신은 강력 부인했지만 그 역시 불법 조사에 관련됐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허드 CEO는 오는 28일 하원의 에너지 상무 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