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M&A `대규모 달러 사자` 줄 잇는다

M&A 관련 달러 수요 90억불 예상
이르면 6월 까르푸, 월마트 관련 송금 수요 집중 예상
환율, 추가 상승 기대..매도는 신중해야
  • 등록 2006-05-24 오전 7:01:00

    수정 2006-05-24 오전 7:01:00

[이데일리 황은재 손희동기자] 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속에 `달러 사자`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단기 바닥론이 형성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유통업체와 국민은행 매각에 따른 달러 송금수요 기대로 추가 상승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난 19일 국민은행과 론스타간의 본계약에 체결됐고, 그에 앞서 이랜드의 한국까르푸 인수가 결정됐다. 또 전날 신세계가 월마트를 인수함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예상되는 달러 수요는 90억달러에 이른다.

23일 외환시장에서는 당장의 환율 상승 재료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거액의 달러 매수가 눈앞에 보인만큼 매도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수 절차 종료 이전에 헤지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 매수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랜드의 한국 까르푸 인수 마무리가 오는 6월말에서 7월경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15~16억달러 가량이 달러사자세가 유입될 예정이다. 현재 인수대금의 5%가량의 자금이 송금(달러매수 후 유로화로 환전)됐고 추가 송금은 심사가 끝나는 대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7월말에서 8월까지는 월마트코리아 매각과 관련된 송금수요가 유입된다. 신세계는 전날 22일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를 82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9억달러 가량의 달러자금이 신규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마무리에는 3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박주성 상무는 "월마트 코리아 인수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실사에 3주, 기업결합심사는 1~2개월 정도면 끝날 것"이라며 실제 대금 지급시점은 공정위 심사가 끝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는 월마트에 인수대금을 전액 원화로 지급한다.

까르푸와 월마트의 유통 이벤트와 함께 외환은행 매각 대금 송금 수요가 대기하고 있다. 외환은행 송금 수요는 유통업체의 이벤트의 3배가량이다. 

국민은행과 론스타가 지난 19일에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외환시장에는 6조3346억원에 달하는 달러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승인 등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대략 10월쯤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당장의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이에 대한 기대심리와 수출 적자 지속 등으로 환율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수요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환율 상승 기대심리가 강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까르푸와 월마트의 경우 이르면 6월 경에 두 재료가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환율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빠르면 7월부터 송금이 시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론스타의 환전규모가 외환은행 매각 대금에 못 미칠 가능성도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론스타가 60억달러 이상 되는 자금을 전액 송금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지난 1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떠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레이켄 회장은 "18개월 동안 새로운 투자를 안 한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론스타는 한국의 성장과 미래의 기회에 대해 의지를 갖고 있다. 아시다시피 지난 12개월 동안 신경쓸 일이 많았다. 투자의 기회를 찾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투자할 경우 매각 대금 송금 수요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지난 17일 론스타가 4억달러 규모를 원화로 환전했다.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수출입은행의 외환은행 지분을 싸게 살 수 있는 콜 옵션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새로운 인수합병에 언제든지 나설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론스타가 투자 대상을 물색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3월 송금 수요 유입 기대에 따른 달러 매수가 많았지만 오히려 환율이 하락했다. 실제 환전수요가 있기까지는 그 파급력을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수요 요인 부각에 따른 환율 상승을 기대하는 쪽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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