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은총재 "금리올라도 시장충격 적을 것"

"시장, 흑백논리에 치우쳐..중용 필요"
"균형금리 누가봐도 낮은 수준"
  • 등록 2005-09-26 오전 12:00:01

    수정 2005-09-26 오전 12:00:01

[워싱턴=이데일리 김상욱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이미 시장에선 금리인상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올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60차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박승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로선 지난 9월 금통위에서 발표한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승 총재는 "금리와 관련해 시장에서 중용을 지키지 못하고 흑백논리로 치우치고 있어 보다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게 된다"며 "시장에서 이미 금리인상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리가 올라가도 충격은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덕수 부총리와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가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점에 합의해 놓고 있다"며 "다만 회복국면이냐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이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터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부터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경제상황을 감안할 경우 길게보면 금리는 올라가는게 당연하다"며 "지금 우리의 균형금리는 누가봐도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물가수준에 대해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적 요인보다 중국의 요인을 받고 있어 물가전망 자체가 불확실하다"며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유효수요가 늘어났을때 물가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한국에 대해 크게 3가지 오해를 하고 있다"며 "한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는 것과 외국자본을 차별한다는 것, 그리고 의도적으로 외환을 축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의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있지만 개입은 하지 않고 있고 의도적인 외환축적도 없다"며 "외국자본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외국인 지분율 등을 볼때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현재 경기상황은 `가계불황, 기업호황`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농업 등은 경쟁열위로 위축되고 있는 반면 반도체와 조선, 철강, 자동차, 기계, 화학 등 6대산업과 지식기반산업은 경쟁우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축국면에 있는 3개분야는 고용과 관련이 있어 결국 민생과 직결되고 있다"며 "따라서 민생과 관련한 체감경기는 앞으로 1~2년내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국내 투자부진에 대해 "높은 임금과 지가, 물류비용, 세금 등을 감안할때 어쩔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성장산업중심의 투자가 증가할 여력이 있고 대북투자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구조조정의 돌파구가 되고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신용등급에 대해서는 "경제체질이 튼튼해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신용등급은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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