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금 이탈속도 빨라졌다

투신 채권상품 이달들어서만 2.4조 빠져..전월대비 두배
주식형 상품 자금유입은 지속
  • 등록 2005-02-23 오전 6:01:45

    수정 2005-02-23 오전 6:01:45

[edaily 강종구기자] 올들어 시중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투신권 머니마켓펀드(MMF)의 경우 지난달 대규모 감소한 이후 이달들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다. 그러나 채권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신사 채권형 수익증권은 하루가 다르게 잔고가 퍽퍽 줄어들고 있다. ◇ 단기 채권형 펀드 환매 지난달 두배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투신사 단기 채권형 수익증권에서는 이달들어 17일 현재 총 2조4000억원 가량이 빠졌다. 금리가 수차례 폭등하던 지난달 2조원 가량이 이탈한 것에 비해 그 속도가 2배 정도로 빨라졌다. 한 대형 투신사 법인영업 담당자는 "이달들어 금리가 다시 안정을 찾았지만 채권형 펀드 환매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연초에는 긴가민가 하던 고객들이 서서히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적은 규모지만 장기 채권형수익증권에서도 자금이탈이 늘었다. 지난해 12월 1조원 가량 늘었다가 지난달 500억원 미만의 미미한 감소세로 돌아섰던 자금이 이달에는 17일 현재 1300억원 가량 줄었다. ◇ MMF는 큰 폭 증가반전..`묻어두자` 심리 작용 다만 단기 결제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신사 MMF의 경우 연말 연초 대규모 이탈했던 자금이 환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조3000억원 가량이 감소했지만 지난달 2000억원 가량, 이달 4조6000억원 가량이 되돌아와 80% 가량 회복세를 보였다. 은행 수신도 지난달 7조400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이달들어서는 17일 현재 5조원 남짓 증가세로 돌아섰다. 저축성 수신이 3조8000억원가량, 금전신탁이 1조원 가량 늘었다. 이에 대해 김인섭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차장은 "전체적으로 투신사 수탁액과 은행 수신은 증가했지만 투신사는 MMF, 은행은 MMF와 비슷한 수시입출식예금(MMDA)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이들 자금이 지난달 빠진 것은 연말연초 계절적 요인과 세금납부 등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금리 상승세가 꺾인 측면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묻어둔다는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켠에서는 MMF 자금의 회복이 채권자금의 이탈 우려를 덜어준다는 주장도 있다. 신동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단기 채권형을 중시으로 자금이탈세가 확대되기는 했지만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 의지로 금리가 오르면서 MMF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 주식시장으로의 이동, 아직은 빠르지 않은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속도 자체가 빠르지는 않다는 평가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지난달 1조8600억원가량, 이달들어 17일까지 9600억원 가량 증가했다. 투신사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2월 5400억원가량, 지난달 2300억원 가량 늘었고 이달에는 2900억원 가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 차장은 "채권투자자금은 비록 단기형 펀드 중심이지만 지난달 2조원 가량 빠졌는데 이달에는 추세로 보면 4조원 가량 빠질 것으로 보여 많이 줄어들었다"며"반면 주식시장으로는 생각만큼 많은 자금이 가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 본격화 여부는 경기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 따라 주가와 금리전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경기선행지수가 전년동월비 상승반전하거나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 경기회복 신호로 확인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경기가 회복되고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환류되는 과정이 순환된다"며 "그렇지 않고 경기회복이 느리고 은행 수신금리가 계속 낮으면 은행수신 부진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으면 콜금리 인상 기대가 크지 않을 것이고 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을 서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정부 정책으로 채권시장 안정세가 예상돼 채권관련 자금 이탈세는 축소될 전망"이라며 "경기회복 기대심리와 주가 상승세 등으로 주식관련 상품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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