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유가가 오르면 주가가 내리고, 유가가 내리면 주가가 오른다" 주식투자 상식중의 상식이 된 이치가 오늘 시장에도 여지 없이 통했다.
유가가 굳이 크게 내리지 않더라도, 그냥 가만히만 있어준다면 주가가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절정기에 접어든 실적시즌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제퍼리즈 앤 컴퍼니의 수석 전략가 아트 호건은 이날 장마감후 실적발표를 예정해 놓은 IBM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유가보다 실적에 좀 더 초점을 둘 수 있게 된다면 증시는 이번주에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 교원연금의 수석 트레이더 코리 지어그 역시 "시장이 추세를 잡으려면 실적과 경기가 시장 중심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적이 시장 주도권을 쥔다 해도 무작정 달려 들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더 많았다. 보스턴 컴퍼니 자산 운요의 주식 트레이더 브라이언 윌리암슨도 그 중 하나다.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당장은 `관망 전략(wait and see)`이 우세하다는 것.
이번주중에만 S&P500 종목의 40%에 가까운 179개사와 다우지수 구성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14개사가 분기실적을 쏟아낼 예정이다.
톰슨퍼스트콜이 집계한데 따르면 S&P500 종목의 3분기 평균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자릿수의 견조한 증가세이기도 하고, 20%를 넘었던 상반기에 비해 둔화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캔터 피츠제럴드의 전략가 마크 파도 같은 이는 "대통령선거 이후에 증시로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면서도 "장세는 개별종목 중심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하락한 배경이 찜찜하기도 하다. S&P의 수석 애널리스트 폴 처니는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특히 산업관련 주식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로 인해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며, 특히 중국의 성장과 석유소비가 억제될 것`이라는 부분이야 말로 이날 유가 급반락을 이끌어낸 OPEC 보고서의 핵심 대목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날도 강세행진을 계속한 채권시장을 다시 들여다 볼 만하다. 마크 올슨 FRB 이사는 "`부양기조를 계속 제거할 수 있을만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연말까지 남은 두 차례 및 이후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해 유가 급락에 놀랐던 국채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유가하락=주가상승`이라는 상식의 이면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야 할 만큼 시장이 복잡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