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초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오후들어 큰 폭으로 되밀리며 하락 반전했다. 세계 최대의 휴대 전화 메이커 노키아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순익전망을 유지하면서 한때 3대 지수가 모두 강세를 나타냈지만 오후들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나스닥은 1500선이 붕괴됐다.다우도 9500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밀렸다.
제약주와 생명공학주들이 각종 악재가 겹치며 크게 하락해 증시의 발목을 잡았고 반도체 종목들도 오후들어 크게 부진했다. 또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불안한 국제정세도 투자심리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
달러는 일본정부의 추가적인 시장개입 가능성으로 엔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으며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유가는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금값은 막판 상승세로 반전했다.
1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초반 오름세로 출발하여 견조한 상승 기조를 이어가다가 오후들어 하락세로 반전한 이후 낙폭을 점차 늘려 결국 1.33%, 128.14포인트 하락한 9517.26포인트(잠정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오후장 들어 하락반전했고 막판에 낙폭이 확대되며 2.19%, 33.51포인트 급락한 1497.18포인트로 마감해 1500선이 무너졌다.8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지수는 1.66%, 17.14포인트 하락한 1013.60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39%, 6.52포인트 하락한 462.77포인트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4억715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6억8637만주로 평균치에 조금 못 미쳤다. 상승 대 하락종목의 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182대2026, 나스닥은 1267대2205로 하락종목이 훨씬 많았다.
제약주들이 큰 폭으로 밀리며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종목인 머크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이며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4.46% 하락했다. 머크는 실적 전망과는 별도로 현재 개발중에 있는 진통제의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 데 이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역시 제약주인 애보트랩은 미국 FDA로부터 부과받은 벌금과 주력제품인 비만치료제의 판매부진으로 올해 실적전망을 하향한다고 밝혀 16.14% 급락했다. 두 종목의 부진을 다른 제약 종목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했다. 존슨앤존슨이 2.56% 하락했으며 브리스톨라미어와 화이자도 각각 3.35%, 3.48% 내렸다.
생명공학종목들도 크게 하락했다. IDEC파머세티컬은 현재 개발중인 제품이 혈액응고를 유발할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되어 개발 작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고 항암치료제의 개발도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IDEC의 주가는 16.52% 급락했다.
IDEC의 하락은 최근 실적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다른 생명공학 종목들에게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생명공학 대표주자 암겐이 7.32% 하락했으며 사이론과 제네텍도 각각 6.24%, 8.28% 떨어졌다.
반도체 종목들이 초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반도체 대표주자 인텔이 2분기 실적전망 하향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4.03% 떨어진 20.22달러로 마감해 20달러대에 턱걸이했다.인텔은 4일 연속 하락했다.
라이벌 칩메이커 AMD도 5.66% 하락했다. 반도체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4.25%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2.80% 내렸다. 개별종목들의 부진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1% 떨어졌다.
CSFB가 2002년 전세계 개인용컴퓨터(PC) 판매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의 5%에서 전년과 같을 것으로 낮추면서 하드웨어 종목들도 부진했다. 델컴퓨터가 1.22% 하락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즈와 "빅블루" IBM도 각각 1.53%, 1.71% 내렸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각각 0.47%, 1.35% 하락했으며 시스코시스템즈도 3.10% 떨어졌다.
타이코인터내셔널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사의 회계관행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의 영향으로 3.07% 하락했다. 복사기 메이커 제록스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낮췄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여 5.53% 급락했다.
노키아가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순익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58% 상승했지만 증시의 하락으로 빛이 바랬다. 노키아는 당초 매출전망치를 하향하면서 유럽증시에서 급락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순익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시장점유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혀 상승세로 반전했다.
노키아는 올해 2분기의 주당 순익이 18센트에서 20센트 사이로 전년 동기의 17센트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매출은 4분기 연속 감소해 2분기에 전분기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키아가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경쟁업체인 에릭슨과 모토로라는 각각 8.59%, 5.25% 하락했다.
무선통신사업자 넥스텔커뮤니케이션도 올해 영업이 큰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 달성도 가능하다고 밝혀 16.62% 급등했다. 넥스텔은 마진율이 향상되고 있으며 월간평균매출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하드웨어, 인터넷, 통신, 소프트웨어, 네트워킹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이외의 업종에서는 금업종을 제외한 거의 전업종이 하락했으며 특히 제약, 생명공학업종의 낙폭이 컸다.